영화관에서 - 2022 가온빛 추천그림책 포카와 민 시리즈 4
키티 크라우더 지음, 나선희 옮김 / 책빛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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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영화관, 미술관, 공연장에 혼자 또는 누군가와 자주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태어났고, 기저귀를 떼기만 기다렸죠. 아이와 같이 다녀야지 하면서 설렜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점점 자랄 수록 그것은 그저 저만의 희망사항이었다는 걸 깨우쳤어요.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 아이와 짧게는 한 시간에서 길게는 두 시간을 한 자리에 앉아 있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아니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까요.

여기 포카와 민이 함께 영화관에 앉아 있는 표지를 보니 멋진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포카와 민 시리즈 4번째 이야기 <영화관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어서 보고 싶네요.


얼굴 표정 그리고 온 몸으로 나 심심해를 말하는 듯한 민.

민의 인형 실라도 민의 지루함을 눈치챘을 것 같네요.

이제 실라의 심심함까지 더해져 아무것도 할 게 없는 두 친구에게 짜짠~

신나는 일이 벌어지겠죠?


민의 마음을 알아챈 포카가 민을 영화관에 데려가겠다고 한 거예요.

지루함의 바닥을 치고 있던 민에게 얼마나 신나는 제안이었을까요?

난 아이의 기분을 얼마나 눈여겨 보고 있나 1차 반성을 해봅니다.

왜 1차냐고요?

포카와 민의 이야기를 보고 있다 보면 자꾸 양육자로서의 저를 되돌아 보게 되거든요.

자,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서 민은 영화관에 가 본 적 없는 인형들도 데려가겠다고 하는데요.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아마도, 저라면 잃어버리면 속상할 테니까 집에 두고 가자고 살살 마음의 변화를 유도했을 거예요.

그런데 포카는 민의 바람에 귀를 기울여 주고 인정해 줍니다.

이러니 제가 또 반성을 하지 않을 수가 없겠죠! ^^

포카는 그저 민에게 얌전히 있어야 한다는 말만 해요.


포카의 시련은 이제 겨우 시작되었을 뿐이란 생각을 했는데

아닌게 아니라 민의 인내력 테스트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충분히 예상했던 일들 외에도 생각지도 못한 아이의 행동들.

사실 아이는 움직여야 아이라고 할 수 있죠.

가만히 있으면 어디 아픈 게 아닌가 의심해야 하는 게 아이인 걸요. ^^

민은 그런 저의 기대를 충분히 아니 넘치도록 채워줍니다.


영화관에 오기 전부터 민이 어떻게 할지 충분히 예상했을 포카.

그래도 민에게 선뜻 영화관 데이트를 신청하는 포카.

저라면 과감히 같이 가는 쪽보다 영화관 가기를 포기했을 텐데

그 모든 시련(?)을 감당해 내는 포카.

민의 기분을 살피고 생각을 읽고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 아니라 지켜야 할 것만 알려주는 포카.

그래서일까요? 엉뚱한 민의 행동들은 그저 아이답고 지나침이 없습니다.

이런 포카를 보면서 또 이런 민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군요.

저는 남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는 핑계를 대고

아이에게서 세상을 만나고 배울 기회를 빼앗고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 스스로에게 되묻고 싶어졌습니다.

그리고 그 대답은 마지막 장에서 민의 결정적 한 마디에서 찾을 수 있었어요.

포카와 민의 성공적인 영화관 데이트에 저도 용기를 내어볼까 해요.

이제 보니 포카와 민 시리즈가 웬만한 육아서보다 낫다는 생각까지 해봅니다.

육아서는 엄마 아빠만 보지만 그림책은 아이도 함께 보는 책이니까요.

이래서 제가 그림책 보는 걸 멈출 수가 없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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