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안 커다란 어른들 틈에서 내린 작은 아이는 어디론가 향합니다.
아무도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크고 시끄러운 소리로 겁에 질리게 만들고, 북적거림과 소란스러움에 머릿속은 복잡하지요.
하지만 아이는 자신이 어디로 가야할지 잘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이야기를 건넵니다.
'나는 너를 알아.
너는 괜찮을 거야.'
그런데 사실 이 이야기는 누군가에게 하고픈 이야기이기도 하지요.
어두운 골목길이나 큰 개가 있는 건물, 쉬기 좋아 보이지만 가시덤불이 있는 빈터,
숨기 좋은 곳들 몇 군데와 쉴 수 있는 한여름 같은 냄새가 나는 따뜻한 바람이 나오는 통풍구,
피아노 연주를 들을 수 있는 저 아래 파란 집과 성가대 노래가 흘러나오는 빨간 벽돌 교회를 지나고
생선을 나눠줄 아랫동네 생선 가게 주인과 공원 의자에서 다정하게 쓰다듬어 줄 아이의 친구를 떠올리며
아이는 계속해서 무언가를 찾고 있습니다.
사실 아이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아이가 찾는 것이 무엇인지 곧 눈치챌 수 있어요.
그것은 잃어버린 아이의 고양이.
자신처럼 작고 여린 그렇지만 너무나 소중한 존재인 고양이를 찾으려고 아이는 눈보라가 몰아치고 자신을 위협하는 세상 밖을 돌아다니지요.
과연 아이는 고양이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