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함의 지혜 민음사 세계시인선 리뉴얼판 2
퀸투스 호라티우스 플라쿠스 지음, 김남우 옮김 / 민음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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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페디엠'을 외치며 지금을 살아가라는 호라티우스의 두 번째 메세지가 담긴 <소박함의 지혜>

에피쿠로스 철학이라고 하면 바로 쾌락주의로 연결되는 암기식, 주입식 교육을 받은 세대인지라 무턱대고 쾌락을 추구하는 철학의 한 사조라고 생각했는데, 흔히 생각하는 쾌락과 상당한 거리가 있는 이야기들에 뭔가 싶어 찾아보게 되었다. <카르페디엠>이나 <소박함의 지혜>만 읽어 봐도 에피쿠로스 철학이 말하는 삶의 태도에 대해 알 수 있으니 혹시나 나처럼 오해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 호라티우스의 시만 읽어도 충분히 그 오해를 풀 수 있겠다.

 


<카르페디엠>에서부터 <소박함의 지혜>로 이어지는 호라티우스가 전하는 삶의 철학.

호라티우스는 시를 통해 아름답고, 힘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로마 시민들에게 그리고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우리에게 주어진 운명에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용기있게 받아들이고 지금의 내 삶을 충만하게 즐기며 살라는 삶의 철학을 전하고 있다.

 


III 16 청동탑에 갇혀있는

많이 바라면

많이 부족할 뿐, 작은 손에 한 움큼을

신이 허락하시니 좋을 따름이다.

III 29 그대를 위하여

현명한 신은 드러나게 될 결말을

칠흑 어둠 깊이 감추어 버렸으며,

합당치를 넘어서는 인간의 걱정을

조롱한다. 지금 있는 것을 차분하게

꾸려갈 생각으로 나머지는 강물에

흘려 맡겨두오.

 


III 29 그대를 위하여

자신을 이겨내고

매일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할 것이오. ' 난 하루를 마쳤다.

내일은 어쩌면 검은 구름으로,

어쩌면 맑은 태양으로 아버지께서

하늘을 채우시라. 하나 이미 지나간

시간은 그분도 되돌릴 수 없고,

달아나는 시간이 가져간 것은 그분도

돌이켜 없애지 못하는 법이로다.'

III 29 그대를 위하여

나는 한결같음을 칭송한다. 운명이

날개를 펴면, 내게 허락되었던 것을

도로 내주고, 용기로 나를 단속하여

지참금 없는 가난을 받아들이겠다.

요즘 우리가 어디서나 쉽게 들을 수 있는 '소확생'도 어찌보면 에피쿠로스적인 삶의 태도란 생각이 든다.

흘러간 과거도, 알 수 없는 미래도 아닌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용기있게 모든 한계를 인정하되 스스로의 행복을 발견하고 누리며 살아가라는 매력적인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는 호라티우스의 시들.

'소확행'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을 다독다독 거려준다.

행복은 지금 내 곁에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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