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와 동생
샬롯 졸로토 지음, 사카이 고마코 그림, 황유진 옮김 / 북뱅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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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많이도 싸우고 참 많이도 화해하고

참 많은 걸 나누고 참 많은 걸 함께 한

어쩌면 부모님보다 친구들보다 더 많은 나를 알고 있는 나의 동생.

서로가 성장하는 어린 시절을 공유하고 사회 생활에 발을 들여놓은 청년의 시절까지

결혼 전의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냈기에 제게는 더 특별한 존재랍니다.

그런 저와 동생을 생각나게 하고 그리워지게 하는 그림책 <언니와 동생>

표지에 비눗방울을 불고 있는 다정해 보이는 언니와 동생의 모습.

사카이 고마코 작가님 그림 특유의 섬세한 따뜻한 그림에서 어린 시절의 저와 동생을 떠올려 봅니다.

 


"언니와 동생이 있었어요.

언니는 언제나 동생을 보살펴 주었지요."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언니는 언제나 눈으로 동생을 쫓고, 손을 꼭 잡고 다니고, 길을 잃지 않도록 지켜줍니다.

눈을 떼지 않고 하나부터 열까지 동생을 보살피는 언니.

 


그런데 어느 날 동생은 어쩐지 혼자 있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집을 나와 언니가 찾지 못하게 풀밭 속 들국화와 풀잎 사이에 쏙 숨어 버립니다.

동생을 찾아 언니는 애타게 부르고, 부르고, 또 부르지만 동생은 대답하지 않지요.

때론 가까워졌다 멀어지는 언니의 목소리를 들으며 동생은 언니와 함께한 모든 것들을 떠올리며,

그 누구도 뭐라고 하지 않는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지요.

다시 가까워진 언니의 목소리.

동생이 손을 뻗으면 닿을 만큼 가까워진 순간.

동생은 언니에게 대답을 할까요?

언니는 동생을 찾게 될까요?

 


저는 <언니와 동생>에 나오는 언니와는 다르게 늘 부족한 언니였습니다.

오히려 동생이 저에게 현명한 가르침을 주고 참아주고 기다려줬던 날들 덕분에 겨우 지금의 제가 될 수 있었지요.

동생 덕분에 언니가 될 수 있었고, 따로 또 함께 성장할 수 있었고, 또 다른 세상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언니와 동생>의 동생처럼 저의 용감한 동생의 일탈로 혼자로 성장하는 시간을 가졌던 일이 제게도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아 있어서 <언니와 동생>은 제 추억의 책장에 꽂힌 이야기책을 꺼내본 기분이었지요.

우리가 언니와 동생으로 각자가 성장하는 떨어져 있는 시간에도 서로가 있다는 믿음과 위로가 있었기 때문에 서로의 성장을 응원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그림책 <언니와 동생>을 보면서 다시 되새겨보았습니다.

한 사람의 성인으로 성장하기까지 '함께'일 때와 '각자'일 때를 우리는 수없이 오고 갔지만,

서로에게 서로가 있다는 사실이 우리를 늘 든든하게 받쳐주었지요.

우리는 서로에게서 사랑을 주고, 사랑을 받고, 위로를 받고, 위로를 하는 존재로 성장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여전히 내가 준 사랑과 위로보다 더 큰 사랑과 위로를 주는 동생을 둔 언니라서 참 고맙고 행복하네요.

우리는 <언니와 동생>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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