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 11 거친 칸타브리아와
많은 게 필요치 않은 세월을 사는 데 웬 소란인가?
곧 청춘의 아리따움은 멀리 달아나고, 노년의 백발 앞에 가뿐한 단잠과 즐거운 사랑도 창백히 시들어버린다.
봄꽃의 영광이 영원할 수는 없고 붉은 달도 한결같이 얼굴을 밝힐 순 없다.
끝없는 분주함을 감당 못할 영혼을 어찌 지치게 하는가?
여기 큰 플라타누스와 소나무 아래 한가히 몸을 누이고, 장미꽃 향수로 하얗게 내린 머리카락을 꾸미고, 남은 시간이나마 감송 향유로 씻고, 마시지 않겠는가?
박쿠스는 좀먹는 근심을 물리친다.
II 16 신들께 평온을
현재에 만족하는 영혼은 멀리 나중의 근심을 멀리하길.
태평한 웃음으로 쓰라림을 다스리길.
과연 모든 일에서 행복할 수는 없나니,
명예로운 아킬레스는 일찍 요절하였고 티토노스는 늙어가며 한없이 늙어갔다.
너에겐 안된다 했던 시간이 어쩌면 나에겐 허락될는지도.
옛날이나 지금이나 인간은 분명 전보다 더 많은 것을 갖고 누리건만 여전히 소유하지 못하는 시간과 정복하지 못한 욕심과 걱정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어쩌면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은 바로 지금 뿐이기에 살았던 과거도, 아직 살지 못한 미래도 아닌 바로 현재의 지금만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호라티우스의 노래가 여전히 유효한 것이겠지. 호라티우스와 함께 "카르페 디엠"을 외치며 건배하고 싶어지는 지금 이 순간. 함께 건배할 것을 권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