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에게는 보이지만 악어에게는 보이지 않는 친구 윌버트.
과연 윌버트는 어떤 친구일까요?
쥐가 준 윌버트에 대한 힌트를 보자면 자신과 닮았지만 큰 친구.
어쩌면 윌버트는 쥐가 만들어낸 상상의 친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바로 악어에게서 어른들의 모습을, 바로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점인데요.
아이들의 상상의 친구를 보지 못하는 어른들, 심지어 잡아먹었다는 무서운 농담마저 서슴없이 던집니다.
그래서 농담이었다며 입을 벌려 속을 보여주는 악어가 처음엔 우스워보였다가 이내 조금 슬프기도 하더군요.
그렇지만 윌버트를 볼 수 있는 쥐나 상상의 친구를 잃어버린 어른 같은 악어가 함께 숨바꼭질 하는 모습에 적잖이 안심이 되고 기뻤습니다.
쥐는 악어에게 윌버트를 볼 수 없다고 놀리거나 놀이에서 배제시키지 않습니다. 그리고 악어 역시 보이지 않는 윌버트의 존재를 무시하지 않지요. 그렇기에 세 친구는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서로 다름에 선을 긋고 돌아서는 데에 익숙해진 이들에게 이 세 친구의 숨바꼭질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 것 같네요.
<어디 있니, 윌버트?>는 <납작한 토끼>로 우리에게 처음 인사를 했던 바두르 오스카르손 작가님의 두번째 작품으로, 이번에도 역시 간결한 그림과 특별한 이야기, 그리고 긴 여운을 남기는 그림책을 우리에게 건네주셨습니다.
참, 이야기 속의 이야기라고 할까요? 앞면지부터 등장하는 파리와 더불어 계속해서 왼쪽 페이지 하단 귀퉁이에 등장하는 세 친구의 추격전도 놓치지 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