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는 나눔을 위한 거야 I LOVE 그림책
스테파니 파슬리 레드야드 지음, 제이슨 친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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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고사리 손으로 귤껍질을 열심히 까더니 "엄마 먹어!"하며 아이가 내 입으로 밀어넣어주던 달디 단 귤.

아마도 자신을 먹이고 입히고 보살피는 엄마의 모습을 흉내내는 것도 있을 것이고, 엄마를 향한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겠지요. 아... 사랑한다는 마음은 그렇게 표현되는구나 싶었습니다. 내 것을 나누는 일, 내 것을 주는 일이라는 것을 아이의 작은 몸짓에서 하지만 크고 깊은 사랑에서 느꼈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그런 사랑과 나눔을 이야기하는 그림책 <파이나눔을 위한 거야>가 제 마음에 들어왔어요.


따뜻한 사랑의 마음을 닮은 붉은 색의 앞면지를 넘기면 부엌에서 맛있어 보이는 파이를 구워 나갈 준비를 하는 사랑스러운 가족의 모습이 보입니다.

집 앞에서 자전거를 타고 갈 준비를 마친 가족. 가만 보니 이웃 모두가 다들 뭔가를 들고 어디론가 가는 것 같네요.

 


도착지에 먼저 온 친구들 그리고 다른 가족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아이, 함께 온 가족들의 검은 강아지도 환영을 받습니다.

아...그렇군요.

모두가 함께 하는 자리에 모인 사람들과 동물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자연 속에서 나눔의 잔치는 시작됩니다.

준비해 온 파이를 나누다 모자란 친구와는 책을 나누고, 공도, 노래도, 시간도, 산들바람도, 이야기도 그야말로 모든 것들을 나누는 사람들.

쉽기도 하고 곤란할 때도 있지만 언제나 빛나는 나눔의 순간들.그 반짝이는 순간들을 사람들은 함께하고 나눕니다.

아이를 뱃속에 품고 있을 때가 떠오릅니다. 엄마와 연결된 탯줄로 끊임없이 엄마의 모든 것을 나눔받으면서 생명은 시작되지요. 그렇게 생명은 나누기 위해서, 나눔이 사랑임을 태어나면서부터 배우는 것 같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의 의미가 바로 서로를 나누는 것이라는 기적같은 이야기를 보여주는 그림책이면서 내게 주어진 것을 진정으로 누릴 수 있는 것은 바로 나눔으로 가능하다는 사실을 이야기해주는 참 따뜻한 그림책 <파이나눔을 위한 거야>

시 같은 간결한 언어가 주는 간단명료한 메세지가 노래처럼 아름답고 부드럽게 귓가를 맴돌고 , 아름답고 따뜻한 그림은 이 책 자체가 주는 나눔의 가치를 또 다른 선율로 그리고 있지요. 그래서 마치 화음이 무척이나 아름다운 이중창을 듣는 것 같습니다. 이야기와 그림이 서로의 존재감을 각각 드러내면서 서로 나누는 모습이 이 책이 담고 있는 주제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 같아 더 멋있고 의미있게 마음 속에 남는 그림책이네요. 살아간다는 것은 나누는 것이고, 삶이 나눔이라는 사실이 얼마나 감동적인지 잊으셨다면 이 책을 꼭 펼쳐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가만히 들여다 보세요. 오늘도 당신을 혹은 무언가를 나누고 받은 당신의 삶과 연결된 세상 모든 것들이 감사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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