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서점 - 해운대책방 '취미는 독서' 창업기
김민채 지음 / 북노마드 / 2019년 10월
평점 :
품절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꿈꿔본 적이 있을 것이다.

책과 관련된 일을 꿈꾸거나 책에 둘러싸인 곳에서 일을 해보는 꿈.

좋아하는 것들이 가득한 공간에서 일하고, 시간을 보내는 일만큼 매력적인 일이 어디 있겠는가?

그렇지만 꿈은 어디까지나 꿈일 때 갖는 불명확성 때문에 꿈.

그런 불확실함 덩어리인 꿈을 여기 현실로 만든 한 사람의 좌충우돌 고군분투기가 있다.

낯선 부산에 내려가 '취미는 서점'을 창업하게 된 저자 김민채.

그녀가 독립서점을 꿈꾸는 이들에게 A부터 Z까지 그 사소하고 엄청난 시작부터 서점이 문을 열게 되기까지의 시시콜콜하지만 어느 하나 놓칠 수 없는 이야기를 이 책 <언젠가는, 서점>에서 다정하고 따뜻한 힘이 넘치는 목소리로 들려준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가 취업이 아닌 창업을 한다는 의미와 그 어려움의 무게가 내 어깨에도 내려앉는 기분이었고 동시에 조금이라도 먼저 살아가는 사람으로 어떤 부채의식과 우리 사회의 민낯을 보는 기분에 부끄러움이 느껴졌던 그 시작부터 발품 팔아 장소를 찾아 헤매며 재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점점 사라져가는 작은 가게들에 대한 아쉬움 가득한 소회, 법에도 존재하지 않는 권리금의 문제, 상가 임대차 계약서를 작성하기까지의 과정, 비용의 문제가 커서도 그랬지만 글쓴이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는 공간으로 탄생할 수 있었던 셀프 인테리어 이야기, 갑자기 찾아온 반갑지만 책임감이 더해지는 임신 소식, 그녀가 선 공간에 어울리는 서점 이름 탄생 비화,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서점으로의 위치를 생각해 보게 되는 이야기들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때론 함께 좌절하고 때론 응원하고 때론 기뻐하며 조곤조곤 들려주는 그녀의 목소리에 귀기울였다.

책에는 '취미는 서점'이 자리를 잡기까지 저자가 외롭지 않게 힘을 낼 수 있고, 아이디어를 주었던 책들과 이야기들이 함께 곁들어 있는데 이제는 <언젠가는, 서점>이 누군가에게 그런 힘과 아이디어를 주는 책이 될 거란 확신이 들더라.

 


이 책을 보는 동안 '취미는 서점'이 만들어지는 그 소소한 처음부터 함께 시작을 해서일까? 마치 내가 이 서점의 주인인 것만 같은 기분이 들고, 가보지도 않은 서점의 구석구석이 머릿속에 그대로 그려지고 마치 그 공간에 있는 것만 같은, 그래서 '취미는 서점'이 지은이의 서점일 뿐만 아니라 나의 서점인 것만 같다.

인터넷서점의 편리함과 경제성에 매몰되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취미는 서점' 같은 곳들이 자기만의 시선으로 자기만의 목소리를 들려주며 우리 곁에 오래 오래 머물러주었으면 좋겠다. 아니 꼭 서점이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00>이라는 자신의 꿈을 가진 사람들이 꿈을 이룬 이런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듣고 싶다.

서점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책과 사람의 인연을 이어주는 매파 같은 역할을 하며 책과 함께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고 싶다는 나의 꿈을 다시 한번 꺼내어 바라보는 시간이기도 했기에 <언젠가는, 서점>이라는 저자의 꿈에 내 꿈을 살포시 겹쳐보며 행복했다.

꼭 서점이 아니더라도 나를 찾는 나만의 일을 시작하고자 하는 사람들, 꿈을 현실로 만들어보고자 생각하는 모두에게 <언젠가는, 서점>은 글쓴이의 기대처럼 외롭지 않은 시작을 할 수 있는 다독임과 응원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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