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엽고 세련된 패셔니스타 '리본버니',
심술궂어 보이지만 순수한 마음을 가진 워커홀릭 '옐로우버니',
선물이자 방어막인 장미를 늘 들고 다니는 감성적이고 사려 깊은 '로즈버니',
강하고 상냥한 분위기 메이커 '라벤더버니',
이해심 많고 친절한 리본버니의 절친 '크림버니'까지 개성 넘치는 러블리한 버니들.
이 사랑스러운 친구들을 만든 이가 누구인가 궁금한 게 당연하다는 듯이
<에스더버니, 어디서든 나를 잃지 마>의 프롤로그에는 이 버니들을 만들어낸
작가 에스더 김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한국인 부모 밑에서 자라고 LA에서 태어나 도쿄에서 10대를 보낸
그야말로 다국적문화를 경험할 수 있었지만
정작 자신은 정체감과 소속의 문제로 혼란의 시간을 살아내야 했던 에스더 김.
언제나 다른 사람의 얘기를 듣기 위해 큰 귀를 기울이고,
타인에게 집중하기 위해 항상 옆을 보는 에스더버니는
그런 자신의 정체성에서 오는 고독감과 외로움을 담아낸 버니들이다.
내 행복을 우선시하고 내 삶을 있는 그대로 사는 용기를 갖고
어디에 있든, 누구와 있든, 어떤 때이든 '나'를 잃지 않고 살아가고 싶은
에스더 김 작가의 마음이 투영된 버니들이기도 하다.
그런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고 마음이 내는 소리에 귀기울이며
치유로써 그림을 그린 그녀의 작품이기에
버니들을 만나는 우리에게도 그런 진심이 전달되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