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한 초록잎 커튼을 걷어내자 개구리들의 대합창이 온 몸을 감싸안아주네요.
한동안 개구리들의 목소리에 정신이 아득해지는 기분입니다.
그러다 아롱이가 개구리들의 합창에 응답을 해주고 그틈에 살짝 정신을 차려보아요.
잠시 불어오는 밤바람에 흔들리는 버드나무 잎이 마치 춤을 추는 것 같아
한동안 그 춤사위를 눈으로 쫓아봅니다.
가만 보니 우리만 관객이 아니라 부엉이 가족도 함께네요.
반딧불이들은 함께 춤을 추며 멋진 조명을 비춰줍니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집으로 돌아오는 우리의 발걸음 하나 하나에
인사를 보내주는 것 같은 개구리들의 노래.
그렇게 한여름밤의 축제는 서서히 막을 내립니다.
차가운 겨울밤의 공기에 코끝이 시려오고 추위의 무음으로 가득한
배고픈 겨울의 추위가 모든 소리를 삼켜버린 것처럼 조용한 밤에 만나서 그럴까요?
그림책 <여름밤에>가 보여주고 들려주는 생명의 소리로 가득한 여름밤 축제의 풍경과 소리는
그래서 더 환상적이고 그래서 더 그리워집니다.
이제 올 겨울밤은 심심하지 않을 거예요. 뭐, 겨울 뿐이겠어요?
이제 언제든 여름밤의 산책이 필요한 순간에 <여름밤에>를 펼치기만 하면
어느 순간 여름으로, 그것도 여름밤이 가장 충만한 순간의 한 가운데에 가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