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철학. 그림 안에 작가들은 자신들의 철학을 그려넣었고, 그것을 보며 우리들은 실존적인 생각과 철학적인 문제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둘째, 진실. 보이는 대로 표현해 진실하고 보편적인 느낌을 주면서 자신이 이해하고 느낀 대로 대상의 진실을 전달하려는 작가들의 작품들을 통해 보편적인 공감은 물론이고 개별적인 공감도 만들어내는 표현 능력의 중요성을 이야기해 준다.
셋째, 드라마. 작가들은 캔버스 위에 자신들이 상상한 연극, 개인의 심리나 비극적인 이야기를 그려 한 편의 드라마를 보여주기도 한다.
넷째, 아름다움. 시대가 바뀔 때마다 형식은 새로워졌지만 매번 더 수수께끼 같고, 유혹적이며 자극적인 아름다움 그 자체로의 미술의 변천을 보는 과정은 역시 즐겁다.
다섯째, 공포와 두려움. 세상에 경고하기 위해 또는 집단 무의식에 자리한 가장 깊고 어두운 부분을 보여주기 위해 무시무시한 그림을 그린 화가들이 있다.
여섯째, 모순.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것뿐 아니라 인식을 바꾸고 현실을 변화시키기 위해 작품 속에 작가의 의도를 암시하고 숨겨놓기도 한다.
일곱째, 풍자. 진지한 농담을 건네 우리를 웃게 만들기도 하는 작품들의 내면적인 가치를 놓쳐서는 안 된다.
여덟째, 비전. 자신만의 상상력을 발휘해 그야말로 독자적인 길을 걸은 작가들은 다음 세대를 위해 새로운 길을 연 그야말로 혁혁한 공을 세운 이들로 그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은 중요하다.
이상의 8가지 주제로 작가와 작품들을 모아 작가의 철학, 전하고 싶은 진실, 드라마, 아름다움, 공포와 두려운, 모순된 암시, 진지한 농담과 풍자, 비전까지 미술 작품이 담고 있는 것들에 대해 차례로 들려주는 작가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자세로 미술 작품을 체험하는 연습이 된다. '타불라 라사'의 시각 훈련을 통해 작품 안에 담긴 작가의 모든 것을 나라는 필터를 통해 나만의 감상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론 수업을 끝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작품들을 만나서 적용해 보는 일만 남았다. 그동안 나만의 감상을 방해하던 모든 것들을 걷어내고 나와 그림만으로 충분한 시간을 미술관에서 보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