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랄발랄 하은맘의 십팔년 책육아 지랄발랄 하은맘의 육아 시리즈
김선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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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고 엄마가 되고 나니 사람 키우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몸으로, 마음으로 체험 중이다.

육체와 정신으로 이루어진 이 아이를 사람으로 키워내려니 걱정도 딱 2가지였다.

육체를 키우기 위한 건강과 안전의 문제, 정신을 키우기 위한 교육과 인성의 문제가 바로 그것.

아이가 24시간 내내 엄마의 보살핌을 필요로하던 시기가 지나고 나니 역시 교육에 대한 걱정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우리에겐 '사교육 시장'이란 말이 있다. 이건 뭐 교육도 자본주의가 장악한 지 오래고, 돈의 논리로 돌아가는 판이란 소리.

어쨌든 사교육은 시킬 생각도 없고, 그럴 형편도 안 되지만 교육에 대한 걱정만큼은 그분들 못지 않고 그래서 마음 속으로 하고 있던 생각이 '책육아'였다. 그러나 제대로 된 책육아가 뭔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그저 먼 산 뜬 구름에 불과했다. 그러던 차에 '책육아 임상실험 레알 보고서'란 말에 이 책에서 뭔가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펼쳐 본 <지랄발랄 하은맘의 십팔년 책육아>


이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인 [사교육 시장에 삥 뜯기지 마라]에서는 엄마들의 공포심을 이용한 사교육 시장의 맹점을 지적하고 책육아를 해야만 하는 이유를 2장 [인풋에만 신경 써, 시간 금방 가]에서는 하은이의 성장과 더불어 성장하는 하은맘표 책육아의 비법(?)이 3장 [아웃풋은 한꺼번에 터진다]에서는 책육아로 인한 결과물 그러니까 하은이가 어떤 아이가 되었는지를 4장 [엄마가 성장해야 아이도 성장해]에서는 책육아를 하는 부모로 어떤 마음가짐과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가 담겨져 있다. 참, 책과 세트로 초판 한정 책육아 실전 노트가 부록으로 딸려오는데 책육아 실천을 응원해주는 선물 같다. ^^


자, 그럼 본격적으로 이 보고서를 파헤쳐보자. 우선 책육아의 시작은 책이 삶의 베이스가 되게 하는 데 있다고 한다. 책 볼 시간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아날로그로 살 것을, 자꾸 뭘 많이 하는 것보다 쓸데없는 짓 '안'하고 현실을 온몸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이야기로 시작부터 내 몸 편하자고 동영상 보여주던 나를 반성하게 만든다. 원할 때 마음껏 놀고, 깊이 읽으며 자라는 아이가 사교육에 찌들어 대충 공부하는 척 아이보다 제대로 몰입을 해 뭔가를 해내도 해낸다며 뻘짓처럼 보이는 일이지만 몰입해서 어떤 완성을 이뤘을 때의 그 모든 과정이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는 부분에서는 이런 저런 이유로 하지 말라고 했던 나의 방해가 떠올라 가슴이 덜컥. 비워내서 부족하고 불편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시간의 풍요로움 속에서 느끼는 권태로움을 통해 인생의 가치를 책과, 진짜 사람, 진짜 경험 속에서 찾게 된다는 이야기는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돈이란 물건이 아닌 경험과 관광여행이 아닌 봉사 여행에 의미 없는 모임이 아닌 진정한 만남에 학원이 아닌 학습 탐사에 근사하게 쓰는 것이란 말은 이 책이 단순한 육아서로 읽히지 않게 한다.

책육아의 과정을 보자면 하은맘은 인생을 놀이처럼 재미있게 살려고 태어난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그림책으로 시작해 읽기 독립을 거치면 아이는 위인으로, 세계사로, 과학으로, 논술로 가지를 뻗어나가는 것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책이 단순히 지식을 얻는 도구가 아니라 아이의 감성을 풍부하게, 마음을 따뜻하게, 밝은 정서와 공감 능력이라는 엄청난 아웃풋을 가져다 주는 보물이라는 사실을 새삼 다시 깨닫게 해주는 하은이.

참, 잊지 말아야 할 게 있는데 하은맘이 하은이에게 책만 주구장창 읽힌 것은 아니란 사실! 하은이가 몸으로 실컷 놀고 싶은 만큼 바깥놀이를 하며 '몸 독서'도 함께 했다는 사실 또한 중요한 포인트다. 바깥놀이로 '몸 독서'를 하고 책육아로 '머리 독서'를 한 아이는 분명 세상을 건강하게 살아가며 넓고 깊게 알아가고 바라볼 줄 알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내가 낳은 아이지만 그만의 개성과 취향과 기호와 다른 능력을 뿜어내도록 옆에서 도와주고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자꾸 아이를 어떻게 해보려는 엄마들에게 정신 번쩍들게 하는 효과까지 장착한 책이다.

부모가 아이를 만드는 게 아니고 아이가 우리를 부모로 만들어 주는 것이라는 일침은 얼굴을 화끈거리게 한다.

부모는 그저 아이에게 '책과의 접점'이 되어주면서 인풋에 최선을 다하고 진득이 기다리면 아웃풋이 한꺼번에 확 터진다니 걱정말고 의심말고 그저 흔들리지 말고 '따뜻한 무관심'으로 기다리는 것이 책육아의 포인트라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책 속에서 즐거움을 찾아온 아이는 책 밖 세상에서도 훨훨 날개를 편다.(209쪽)"



남의 집 참견 그만하고 내 아이 책 읽어주고 내 책 읽으면서 함께 성장하라고 외치는 하은맘의 책육아 비법 소개서 <지랄발랄 하은맘의 십팔년 책육아>에서 하은이를 지혜롭고 총명하게, 건강하고 맷집있게, 재미있고 유들유들하게, 참을성 있고 배려 깊게, 협력하는 괴짜 아이로, 수시로 넘쳐흐르는 사랑 부자로 키워낸 산 증인이 설파하는 믿음직한 증언에 귀기울여 보라.지구상에 있는 그 어떤 육아법도 책육아 만큼 탄탄한 커리큘럼, 저렴한 비용, 깊이 있는 몰입을 제공할 수 없다는 하은맘의 이야기에 넘치는 자신감과 확신은 전혀 근거없는 이야기가 아니다. 개인적으로 하은이가 초졸학력으로 18살에 명문대를 갔다는 결과보다 하은이가 어떤 아이로 컸는지에 주목하며 이 책을 보는 이들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이 책을 통해 책으로 크는 부모가, 책으로 크는 아이가 더 많아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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