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함께 있을게 뿌이뿌이 생각 그림책
베르너 홀츠바르트 지음, 머다드 자에리 그림, 박혜수 옮김 / 금동이책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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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너 홀츠바르트의 <너와 함께 있을게>

일단 아이들이 사랑하는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를 쓴 작가님이기에

작가님 이름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네요.

게다가 <너와 함께 있을게>라니 제목이 주는 뭔가 애틋하고 사랑스러움에

이 그림책을 보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표지의 코뿔소와 새 한 마리가 다정하게 서로 눈맞춤하는 모습에

훈훈해지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겨봅니다.


면지에는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가 있네요.

친구와 헤어져 슬픈 누군가에게 함께 보낸 즐거운 시간을 기억하라며

용기를 주는 편지.

그리고 다음 다음 장에는 작가님이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를 들려줍니다.

죽음과 헤어짐을 통해 삶의 기쁨과 소중함을 깨우치기를,

행복이나 즐거움이 그런 것처럼 죽음이나 슬픔 또한 삶의 한 부분이라는 걸

아들인 팀에게 알려주고 싶어 이 책을 쓰게 되었다는군요.

그래요. 눈치 채셨겠지만 이 책은 코뿔소 지미와 찌르레기 페키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죽음과 이별에 대한 내용이랍니다.

사랑스러운 제목과 훈훈했던 두 친구의 눈맞춤이 새삼 코끝을 알싸하게 만드네요.


찌르레기 페키는 코뿔소 지미의 등에 붙은 벌레들을 쪼아주기도 하고,

사자 셋이 노리고 있는 걸 알아차리고 지미에게 알려주기도 하지요.

한번은 사냥꾼이 지미를 쏘려고 하자 페키가 사냥꾼 머리 위를 날아다니며

정신없게 만들어 총을 떨어뜨리게 만들어 위기를 모면하기도 했답니다.

코뿔소 지미는 자신도 무섭지만 사자 셋을 멀리 쫓아버리기도 하고,

장난꾸러기 원숭이들을 혼내주기도 하고,

바보처럼 비를 흠뻑 맞으면서도 페키가 비를 피할 수 있게 해준답니다.

둘은 서로를 지키고 아껴주는 정말 좋은 친구지요.

때론 바보 같은 이야기도 서로에게 들려 주기도 하는 진짜 진짜 친구.

하지만 시간은 흐르고 나이를 먹은 지미는 점점 힘이 없어집니다.

페키는 지미가 없어져 버릴까 봐 겁이 난다고 고백하지요.

지미는 겁내지 말라고 혼자서 뭐든 잘할 수 있다고 말해줍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고 새 친구를 만날 수 있다고 말이지요.

그렇지만 페키는 "너만 내 친구야. 아무 데도 가지마! 네가 없으면 안 된단 말야!"라고

슬퍼하며 엉엉 울지요.


그런 페키를 향해 지미는 마지막 마음을, 영원히 함께 할 사랑을 전합니다.

"페기, 난 항상 네 곁에 있을 거야. 우리가 함께 보낸 시간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단다."

그렇게 지미는 조용히 눈을 감지요.

페키는 길고 오랜 잠이 든 지미 곁을 떠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난 후 페키는 신기하게도 지미가 이야기한 대로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게 되지요.

그리고 지미와 함께 한 모든 시간들을 새 친구들에게 들려주며 지미를 기억하고 지미와 함께 합니다.

지미는 페키와 그렇게 늘 함께 합니다.


<너와 함께 있을게>

영원히 함께 하고픈 사랑하는 누군가와 이별해야 하는 일은 어른이든 아이든 모두에게

힘든 일이지요. 그렇지만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작가님은 이 이야기를 꼭 해야겠다고 생각하셨던 게 아닐까요?

우리들의 삶에 존재하는 행복과 슬픔, 만남과 이별이 가진 가치와 의미를

페키와 지미를 통해 들려주기로요.

두 친구가 서로를 향해 건네는 이야기 하나 하나가 마음을 울려서

결국 저도 울고 말았습니다. 슬프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해서요.


이야기도 정말 슬프고 아름답고 따뜻하지만 그림 역시 그런 글을 잘 표현해주고 있네요.

코뿔소 지미의 피부 질감은 정말 실제 같아 만져보고 싶어지고 다정하고 현명한 눈빛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따뜻해진답니다. 찌르레기 페키는 작지만 그 존재감이 또렷이 드러나 감정의 변화를 잘 느낄 수 있답니다.

무엇보다 점점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지미의 죽음을 표현한 것이라든지, 지미의 죽음을 서서히 받아들이는 페키의 심경 변화를 그린 장면들이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좋은 이야기와 좋은 그림이 만나 정말 더 좋은 그림책이 되었네요. 이래서 그림책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는 그림책이기도 했기에 <너와 함께 있을게>가 더 특별하게 마음에 자리잡네요. 참, 면지에 있는 또 하나의 숨은 작가님의 그림도 놓치지 마세요. ^^

<너와 함께 있을게>가 담고 있는 감동의 메세지가 당신에게도 큰 울림으로 다가가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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