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의 모래알로 공기놀이를 하고, 풀씨와 나팔꽃 그리고 참나리에게 장난을 치고,
쥐똥나무 이파리와 열매를 말똥말똥 닦아 내고, 비를 피해 가는 개미에게 같이 놀자 조르고,
놀이터 귀퉁이 거미줄에서 멋진 음악회를 열기도 합니다.
그네도 타고, 미끄럼도 쭈욱 쭉, 철봉에 대롱대롱 매달리기도 하고 빙글빙글 돌기도 하지요.
누군가 흘리고 간 아이스크림 맛도 보고, 바닥에 난 발자국도 그림도 신나게 지우지요.
신나게 놀고 있는 빗방울들을 보고 있자니 온 몸이 근질근질 밖으로 나가고 싶어집니다.
소나기들이 놀고 있는 놀이터에 하나 둘 친구들이 찾아오고 그야말로 비오는 놀이터는
이제 모두가 즐겁고 신나게 노는 모두의 놀이터로 제 모습을 찾게 되지요.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고 난 뒤 빗방울들은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데요.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엽고 사랑스러운지 몰라요. 심지어 신비스럽답니다.
뭐랄까? 신나게 놀고 모든 걸 소진한 이들만이 다다른 경지라고 할까요?
빗방울들이 돌아가는 뒷모습에서 후련함과 개운함을 느끼는 건 아마 저뿐만이 아닐 것 같아요.
그런 기분으로 마지막 면지에 다다르면 아... 따스한 햇살이 놀이터를 비춘답니다.
그 따뜻한 빛과 기운에 마음이 밝아지고 따뜻해지면서 책을 덮는 순간의 행복함이란.
참 좋은 그림책이구나 하는 것은 역시 마음이 먼저 알아채는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