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다고 생각한 건 나 혼자만일지도 몰라 모피와 친구들 1
콘도우 아키 지음, 이소담 옮김 / 이봄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주관심사가 오늘의 밥과 간식인 느긋느긋 곰돌이 리락쿠마.

그 리락쿠마를 그린 콘도우 아키의 또다른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인 <모피와 친구들>이 만화로 출간되었다.


새하얗고 폭신폭신한 솜꽃에서 살아 그런지 자그많고 새하얀 폭신폭신 토끼 소녀 모피와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숲 속 친구들의 이야기를 그린 참 따뜻한 만화책이다.

까만 고양이 소라, 다정한 개구리 음악가 게리, 언제나 모피를 지켜봐주는 달님,

땅 속에 사는 성실한 숲의 집배원 모구, 모피네 아랫집에 사는 생쥐 가족과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는 다람쥐 형제 리와 수까지 모피와 더불어

이런저런 시시콜콜하지만 마음 따뜻해지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배꼽빠지는 코믹만화는 아니지만 일상에서 느끼는 크고 작은 생각과 감정의 흔들림을

군더더기 없이 담담하고 담백하게 그려 그 반향과 진폭은 잔잔하면서 오래 간다.

어찌보면 별 것 아닌 그림 하나를 어쩌면 이렇게도 깊고 오래 쳐다보게 되는지...

귀엽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의 매력을 십분 발휘하면서도

그 귀여움에 더해 보는 이를 다독거리면서 공감하게 만들고 위로받게 하는 작가의 내공이란! *0*

개인적으로 이 책의 매력이 잘 드러났다 생각되는 몇 가지 에피소드를 살짝 소개해 볼까 한다.




휴일이라는 온전한 나만의 시간을 누리고자 마음 먹은 게리.

그렇지만 소라가 구워온 맛있는 케이크 먹자는 모피의 부름 아니 유혹에 넘어간다.

그러면서 한다는 소리가 "유혹이란 녀석은 참 성가셔."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난다. 투덜거리는 게리가 귀엽기도 하고 나도 그런적이 너무나 많아서 말이다.

만화의 첫째 미덕은 역시 웃음 아닌가? 그런 점에서 <모피와 친구들>은 귀엽고 재밌는 만화.




모피를 늘 지켜보는 달님. 모피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그저 지켜볼 수 밖에 없어 안타까워하다가

게리에게 도움 받는 모습을 보며 안도하고 모르는 척 오늘 하루가 어땠는지 물어본다.

내게도 달과 같은 누군가가 그리고 게리 같은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감동으로 달처럼 차오른다.

그리고 내 아이를 지켜보는 내 모습이 달을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자꾸 아이가 아른거리던 이야기.




못 할 것 같은 일 때문에 스트레스만 잔뜩 싸인 게리에게 무지개의 존재를 알려준 모피.

덕분에 '못 하겠어'란 마음만으로 끝날 뻔한 하루가 바뀐다.

비록 못 하겠다는 사실은 변함 없을지라도 모피와 무지개를 함께 바라본 사실이

게리에게 작은 안도감과 함께 위로가 되었을 거라는 점이 우리에게도 전해져 온다.



먹구름이 잔뜩 낀 날, 기분도 먹구름으로 덮여 있다.

그렇지만 구름 위 하늘은 맑기에 구름은 언젠가는 사라질 거라는 사실을 알려주며

다시 한번 위로 같은 깨달음을 환한 햇살처럼 비춰준다.




친구들과 있을 때는 혼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다가 혼자가 되자 혼자라는 생각에 외로워진 모피.

그런 모피를 찾아온 게리와 다시 혼자가 아니게 된 모피가 누구나 그렇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나도 그렇다는 생각이 주는 안도감.

이렇게 모피와 친구들이 들려주는 미소짓게 만드는 이야기, 감동을 안겨주는 이야기, 위로를 건네는 이야기, 공감하게 만드는 이야기들을 하나 하나 보며 우리의 매일 매일이 모피의 매일 매일과 닮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별 것 없어 보이는 하루 하루에 담긴 크고 작은 여러 가지 감정과 불쑥 찾아든 물음 같은 생각들과 알아차림에

공감하고 그 따사로운 감동의 기운에 위로와 휴식 같은 책 <모피와 친구들>

몇 년 전 EBS에서 애니메이션으로 해주었는데 이렇게 책으로 만나니 그 느낌이 상당히 다르다.

이차원 평면 위에 그려진 모피와 친구들의 이야기는 단순하고 간결한 그림체와 여백이 주는 생각의 공간이 넓어져

그런지 더 어른스러운 느낌이 든다.

혹시나 애니메이션이 주는 또 다른 상큼발랄하고 귀염뽀짝한 매력이 궁금하다면 유튜브에서 <모피와 친구들>을 검색해 보시기를 ^^

개인적으로 리락쿠마보다 모피와 친구들의 인기가 덜한게 아쉬운 한 사람의 팬으로 팬심을 담아 홍보 아닌 홍보를 해본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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