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기 좋은 열다섯 살의 소녀에게 일어난 엄청난 사건.
인생의 대재앙 같은 화재로 생명도 피아니스트라는 꿈도 잃을 뻔한 열다섯 소녀가 엄청난 유산 상속 그리고 화재로 인한 장애 때문에 또다시 생명과 꿈을 위협받는다. 죽은 할아버지의 유산은 덫이 되어 남은 가족들 사이에 불화의 씨가 되고, 계속해서 자신을 타깃으로 한 사고 발생 그러다 마침내 어머니가 죽게 되면서 이야기는 클라이맥스에 치다른다. 과연 소녀는 자신을 그리고 자신의 꿈을 지킬 수 있을까? 그리고 자신의 주변에 있는 누군가인 범인의 정체는?
끝까지 안심할 수 없는 소설이면서 마지막의 반전 때문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확인하게 만드는 소설!
단지 음악 미스터리로 이야기할 수 있는 책인가 하면 그렇지 않다는 쪽으로 마음이 기운다.
음악을 이야기하고 있고, 미스터리라는 장르에 포함시킬 수는 있어도
음악보다 아름답고 미스터리보다 더 신비로운 사람의 용기와 희망에 공명하게 하는 소설이라 해야 마땅할 것이다.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장애로 사람들의 시선과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치열하게 해나가는 소녀의 마음을 어쩌면 이리 잘 표현해 놓았는지 소녀의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발견하고 공감하게 된다.
우리는 누구나 잠재적인 신체적 장애를 가질 수 있는 인간이며
사실 보다 적극적으로 말하자면 정신적으로 불안전한 장애의 바운더리에서 넘나들며 언제든지 마음의 상처를 입을 수 있는 연약한 존재들이다. 그런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동시에 그런 우리 모두의 손을 잡아주는 소설이 바로 <안녕, 드뷔시>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른 나이에 부모를 잃은 손녀에게 전하는 나약하지만 강할 수도 있는 인간에 대한 믿음을 이야기하는 할아버지의 말씀이 소설 초반부터 책을 덮는 순간까지 피아노를 치는 소녀의 손끝을 거쳐 우리의 마음을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