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만! 딱 5분만 더!
마르타 알테스 지음, 노은정 옮김 / 사파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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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밑에는 주름이 지고 온 몸은 녹초가 된 여우 아빠가 소파에 널부러져 있고

잠옷을 입은 두 아이는 그런 아빠와 대조적으로 기운이 넘쳐 보이는 표지가

너무나 익숙한 장면이라 슬그머니 입꼬리가 올라가는 <5분만! 딱 5분만 더!>의 표지.


반짝!!!

눈이 떠진 첫째.

동생은 아직 졸린 거 같은데 첫째는 힘차게 아빠를 깨우러 가네요.

몇 시인가 봤더니...^^;;; 새벽 5시입니다.

창 밖은 아직도 깜깜한데 일어날 시간이라며 큰 소리로 아빠 여우를 깨우고

아빠는 "5분만! 딱 5분만 더!"라고 말하지요.

이른 새벽부터 아침을 차려주겠다는 기특한(?) 아이들 덕분에 모닝커피는 필수겠네요.

아빠에게는 잠깐인 5분이지만 아이들에게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아침의 5분.


분명 새벽 5시에 일어났는데 어느새 8시입니다.

친구네 집에 약속 시간에 맞춰 가려면 아빠는 시간이 없을 수 밖에요.

하지만 아이들은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습니다.

친구 집에서의 한 시간은 후딱 지나가 버리고 아빠에게 그 한 시간은 긴 기다림의 시간입니다.

놀 만하면 끝나 버린 게 아쉬운 첫째는 숨어버리죠.

결국 아빠는 아이들의 수영 연습 시간에 늦고 맙니다.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돌아온 아이들은 수영장 대신 목욕통에서 신나는 물놀이를 하게 하는 아빠,

그러고는 잠깐의 휴식 시간을 갖는 아빠입니다.

그런 아빠를 보며 아이는 아빠가 시간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생각하지요. ^^

왜냐하면 지금은 쉬는 시간이 아니라 함께 신나게 노는 시간이니까 말입니다.

어느새 훌쩍 자란 첫째의 키를 재보며 시간 참 빨리 간다고 말하는 아빠를 보며

배고플 때 음식을 기다리는 시간은 느리게 간다고 말하는 아이들.


그리고 시간이 말도 못하게 아아아아아주우우우우 느 잇 가는 때를

떠올리며 시간은 참 알쏭달쏭 재미있다고 합니다.

(따듯한 그림도 사랑스럽지만 활자를 재미있게 활용한 것도 이 그림책의 매력이네요.

그림책에 나온 표현을 그대로 사용해 보았습니다. ^^)

그래도 맨날 시계를 보며 안절부절못하는 아빠보다 시간에 대해 훨씬 더 잘 안다고 자신하지요.

하지만 매일 밤 잠자리에서 그림책을 볼 때만큼은 달라요.

이번만큼은 도리어 아이들이 아빠에게 "아빠, 5분만! 딱 5분만 더!"라고 이야기하거든요.

아빠랑 함께 더 있고 싶은 아이들의 마음이 이불처럼 세 사람을 덮고 있는 마지막 장면은

그야말로 흐뭇한 미소가 절로 지어집니다.

이렇게 훈훈한 마지막 장면이라니 ^^

다시 표지의 여우 아빠를 쳐다보니 난처한 얼굴이지만 입가엔 미소가 어려있는 게

이제야 보이네요. 사실 아빠도 아이들만큼 그림책 읽어주는 시간을 기다린 게 아닐까요?

늘 시간에 쫓기는 어른들의 모습을 아이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그림책이지만

그런 어른들의 모습이 왜 이리 공감이 되는지요.

모두에게 똑같이 흘러가는 공평한 시간 같지만

아이의 속도와 어른의 속도에 따라 시간의 길이가 너무나도 다르다는 사실을

참 귀엽고도 솔직한 아이의 시선으로 그려낸 그림책 <5분만! 딱 5분만 더!>

시간의 상대적인 의미를 알려주는 그림책이면서 사랑의 절대적인 의미도 느끼게 해주는 그림책이군요.

5분만! 딱 5분만 더!하고 당신과 함께 하고 싶다고 속삭이고 싶어지는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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