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부드러운 코골이를 들으며 할머니를 떠올립니다.
문득 하늘의 흰 구름과 먹구름을 보며 슬픔을 생각합니다.
구름이 많이 모여 하늘이 어두워지면 빗방울이 떨어지는 것이
슬픔이 가득 모여 눈물이 되는 것과 닮았다고 말이지요.
비가 오더라도 나는 할아버지가 비를 맞지 않게 지켜드리겠다 다짐합니다.
다시 수박 생각이 나 부엌 창가에 비친 엄마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엄마의 뱃속에 있는 곧 태어날 동생을 생각합니다.
여동생이면 할머니의 이름을 물려줘 할머니를 오래오래 기억할 거라는군요.
앗! 아빠가 들어오는 소리에 할아버지가 잠에서 깹니다.
그리고 곁에 있는 나를 보고 놀라시죠.
내가 할아버지를 낮잠 자는 동안 곁을 지킨 이야기를
모두에게 하고 또 하십니다.
시원하고 달콤한 수박을 모두 함께 나눠 먹는 것처럼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