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가 낮잠 자는 동안에
나오미 다니스 지음, 박정화 그림, 김세실 옮김 / 후즈갓마이테일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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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는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시원한 그늘 아래에서 낮잠을 자는 게 아닐까 싶은데요.

저희 아이들도 강원도 평창 할아버지 댁 원두막 그늘에서 낮잠도 자고

자연 속에서 신나게 놀며 더위를 잠깐 잊었답니다.

아이들이 낮잠 자는 동안에 부채질 해주는 할아버지 모습은

그야말로 말 그대로 사랑이었지요.

그냥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졌답니다.

그런데 여기 조금 낯선 풍경에 궁금한 마음이 드는 그림책을 만났습니다.

아이와 할아버지의 역할이 바뀐 것 같은 그림책 <할아버지가 낮잠 자는 동안에>

느긋하게 두 손을 배에 얹고 평화롭게 주무시는 할아버지와 달리

조금은 긴장한 것 같은 모습으로 할아버지를 바라보는 아이의 모습이 호기심을 자극하네요.

자, 과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됩니다.



첫 장을 펼치니 가족 사진으로 가득한 누군가의 집.

할머니와 할아버지, 그리고 그분들의 자녀들과 손주들의 모습이 우리를 맞아주네요.

이 가족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볼까요?


사랑하는 할머니를 잃은 할아버지.

일요일마다 할머니와 함께 우리 집에 오셨지만

이제는 혼자 오십니다.

가족 모두 이따금씩 할머니 생각에 슬퍼하지요.

할아버지는 뒷마당 나무 그늘 해먹에서 낮잠 자기 전에 나에게 벌레 좀 쫓아달라고 부탁하십니다.

그래서 나는 할아버지가 주무시는 동안 아주 바쁘지요.

할아버지 곁을 지키는 동안 형들이 같이 놀자고 불러도, 엄마가 수박 먹으러 오라고 해도 가지 않아요.

나는 점점 따분해지고 목이 마릅니다.

이웃집 고양이한테 잠시 한눈을 팔기도 하지만 이내 할아버지 곁으로 돌아옵니다.

할아버지의 부드러운 코골이를 들으며 할머니를 떠올립니다.

문득 하늘의 흰 구름과 먹구름을 보며 슬픔을 생각합니다.

구름이 많이 모여 하늘이 어두워지면 빗방울이 떨어지는 것이

슬픔이 가득 모여 눈물이 되는 것과 닮았다고 말이지요.

비가 오더라도 나는 할아버지가 비를 맞지 않게 지켜드리겠다 다짐합니다.

다시 수박 생각이 나 부엌 창가에 비친 엄마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엄마의 뱃속에 있는 곧 태어날 동생을 생각합니다.

여동생이면 할머니의 이름을 물려줘 할머니를 오래오래 기억할 거라는군요.

앗! 아빠가 들어오는 소리에 할아버지가 잠에서 깹니다.

그리고 곁에 있는 나를 보고 놀라시죠.

내가 할아버지를 낮잠 자는 동안 곁을 지킨 이야기를

모두에게 하고 또 하십니다.

시원하고 달콤한 수박을 모두 함께 나눠 먹는 것처럼 말이지요.

참으로 길고 더운 여름 오후.

손자는 낮잠을 자는 할아버지를 위해 헌신합니다.

할아버지를 사랑하기 때문이지요.

할머니를 잃은 할아버지의 슬픔을 그 작은 몸으로 보듬고 싶어하는 모습은

애틋하고 사랑스럽고 눈물겹기까지 합니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주는 사랑과 헌신만을 생각해 오다가

아이들이 우리에게 주는 사랑과 헌신을 보여주는 <할아버지가 낮잠 자는 동안에>

그림책에 아이의 마음이 너무나 잘 드러나 있어 그 사랑의 깊이와 헌신의 열심이

어떤 것인지 정말 가슴 깊이 다가오네요.

아마도 가족이란 그런 것이겠지요?

나를 사랑하는 마음을 배우기도 하고 그 마음을 나누기도 하고 그 마음을 성장시키기도 하는 가족.

돌아가신 할머니에 대한 슬픔도, 곧 함께 하게 될 동생의 존재가 주는 기쁨도

가족이기에 나누는 모습은 바로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네요.


어느새 새로 태어난 여동생의 모습이 찍힌 사진과 오빠가 되고 학교에 입학한 내 사진,

그리고 또 다른 가족들의 사진이 더해진 마지막 장을 바라보며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을 계속해서 나누고 전하는 가족.

가족이 있어 참 감사하네요.

나를 사랑하는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을 꼬옥 안아주고 싶은 기분이 드는 따뜻한 그림책

<할아버지가 낮잠 자는 동안에>

당신 곁을 지켜주는 가족에 대한 사랑이 넘치는 이 그림책을

시원하고 달콤한 수박 한 조각 건네듯이 당신에게 건네고 싶네요. ^^


참, 손주 응원카드가 함께 오는 <할아버지가 낮잠 자는 동안에>

그림책을 보며 피어난 사랑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까지 주는 멋진 이벤트!

가족 중 누군가 응원이 필요하다면 이 카드에 응원의 한 마디를 담아 함께 건네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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