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다고 하는 자신을 내버려뒀으면 싶다가도 싫다고 해도 곁에 있어줬으면 하는 서로 반대되는 감정이 함께 하는 소녀의 마음.
싫다고 해도 자신을 사랑해 주길 바라는 마음.
싫지만 동시에 마음 깊은 곳에서는 사랑하는 마음.
그 두 마음 모두 진짜 자신의 마음이라는 소녀.
서로 다른 두 개의 마음으로 혼란스러운 소녀의 생일 파티는 과연 어떻게 막을 내렸을까요?
모두 다 싫다로 시작한 엉망진창인 생일파티가 깜짝반전을 선물로 준비해뒀습니다. ^^
어른이 된 지금도 상반된 감정에 복합적인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허우적대는 일이 여전한데요.
처음으로 이런 양가감정을 만난 아이는 어떤 기분일까요?
그런 아이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너무나도 잘 보여주고 있는 <모두 다 싫어>
주인공 소녀는 자신 안의 서로 다른 두 감정을 인정합니다.
그리고 스스로 자신의 감정의 주인 노릇을 합니다.
그렇게 소녀는 성장하고 한 발 더 나아가네요.
그런 의미에서 한 살을 더 먹는 것을 기념하는 이 생일파티라는 설정이 참 의미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자신의 이중적인 감정 때문에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워할 아이들과 이 책을 꼭 보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에 자기검열을 지나치게 하는 어른들에게도 이 책을 건네고 싶습니다.
특히나 부정적인 감정인 '싫음'은 차단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억압해야 한다는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인 훈육을 하는 부모님이나 자기검열에 지친 어른이라면 이 그림책을 꼭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저도 '싫어'란 소리를 하는 아이가 걱정스러울 때가 많았고 '싫다'라는 감정에 대해 억압하는 어른이라 그런지 <모두 다 싫어>가 얼마나 큰 깨달음과 해방감을 주었는지 몰라요.
정말이지 이 그림책을 통해 아이들은 이 소녀와 자신을 동일시하며 함께 양가감정을 어떻게 다루는지 배울 수 있고, 싫은 내색 않는 것이 어른이라 강요받는 이 사회에서 답답하게 마음을 감추고 사는 어른들에게도 가슴 뚫리는 개운함을 느끼게 될 겁니다.
강렬한 책표지가 인상적인 <모두 다 싫어>의 그림은 신타 아리바스 작가님의 것으로 붉은 톤과 푸른 톤으로 대비되는 색상으로 양가감정을 담아낸 자유로운 그림들이 친근하게 느껴지네요. 게다가 캘리그라퍼 헤이데이 작가님의 손글씨로 표현된 글씨에서도 아이들의 감정이 느껴지고, 그림책테라피스트이자 아동심리 치료사이신 김세실 작가님이 번역을 해주셔서 아이들의 마음을 또는 아이의 마음을 품은 다 큰 어른들의 감춰둔 속마음을 그대로 들여다 보는 것만 같은 그림책이 되었네요.
<모두 다 싫어>을 소리내어 읽으면서 표현 못 한 '싫다'란 감정을 마음껏 내질러 보세요. 갈 곳을 잃고 헤매는 감정에게 정말 속시원한 시간을 약속합니다. 이 더운 여름 날씨 같은 감정에게 휴가 같은 피서가 되어줄 정말 Cooooo~l한 그림책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