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인문학 여행 × 스페인 - 스페인 문화예술에서 시대를 넘어설 지혜를 구하다 아트인문학 여행
김태진 지음 / 오아시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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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골목을 돌아서자마자 눈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보고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던 그날을, 그날의 바르셀로나, 그리고 그날의 나를 소환한 김태진 작가의 아트인문학여행 스페인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의 고향, 플라멩코와 알람브라, 가우디의 도시 바르셀로나, 벨라스케스와 고야의 작품이 있는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마음에 두었던 생애 첫 유럽 여행지였던 스페인을 김태진 작가의 시선을 따라 다시 한 번 방문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와, 내가 미처 보지 못한 새로운 발견과 가름침을 기대하며 아트인문학여행 스페인 속으로 걸어들어갔다.

1492년 레콩키스타(기독교 세력에 의한 이베리아 반도의 재탈환)와 1888년 만국박람회라는 두 개의 역사적 사건을 기점으로 스페인의 변화와 흐름을 읽고, 스페인의 남부인 안달루시아 지방에서 출발해 중부 카스티야 지방을 거쳐 현재 스페인의 수도인 마드리드를 지나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한 카탈루냐로 우리의 발걸음을 안내해 준다. 또한 동시에 이사벨 여왕과 콜럼버스, 펠리페 2세와 엘 그레코, 벨라스케스와 고야, 가우디와 구엘, 달리와 갈라를 시간의 순서에 따라 소개해 주면서 이들을 돈키호테와 산초라는 캐릭터로 분석해 보여준다.

스페인의 탄생에 결정적 역할을 한 이사벨 여왕과 신대륙을 발견해 스페인의 번영이라는 기차에 연료를 마구 갖다대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준 콜럼버스가 등장하는 1장에서는 이슬람 문화와 스페인의 문화가 섞여 있는 그라나다에서 알람브라를 중심으로 문화와 역사 그리고 예술을 이야기한다. 2장에서는 스페인이 전성기를 맞았던 펠리페 2세와 자신만의 독특한 화법으로 스페인 회화의 시작을 알린 엘 그레코 그리고 라만차의 기사 돈키호테가 등장한다. (사실 프라도 미술관에 벨라스케스의 그림을 보러 갔다가 책에는 나오지 않지만 엘 그레코의 Christ Carrying The Cross를 처음 보고 충격을 받았고 그렇게 엘 그레코를 알게 되었다.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는 독보적이란 말이 어울리는 화가라 생각했는데 스페인 회화의 시조라니 그것도 정작 스페인 사람도 아닌 그가 말이다. 이렇게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어 즐겁다.)


3장에서는 수도인 마드리드에서 벨라스케스와 고야의 작품과 더불어 종교재판소라는 기득권이 만들어낸 상흔을 되짚는다. 4장에서는 독립을 꿈꾸는 카탈루냐의 수도이자 가우디의 도시인 바르셀로나에서 그의 건축물들을 통해 해야 할 일을 한다는 믿음이 이뤄낸 기적을 만난다.


마지막 5장에서는 가장 괴짜이며 가장 성공한 예술가로 평가받는 달리의 고향 피게레스에서 그의 진면목을 들여다보며 그를 제대로 이해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끝으로 지금까지 나온 이들이 들려주는 지혜를 정리하며 우리의 삶의 방향에 대한 고찰의 실마리를 풀어준다. 각 장마다 예술 더하기, 여행 더하기, 역사 한 컷이 첨부되어 우리의 여행이 더 풍성하고 깊어지게 해주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작가는 말한다. 우리 삶이 지금 멈춰 있다고. 즉 뭔가를 마음에 품고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이다. 무훈, 사랑, 명예. 꼭 이것일 필요도 없다. 어쨌든 우리는 더 분발하고, 사랑하고 또 스스로를 지켜내야 한다.(144쪽)"

세르반테스의 말을 인용하며 우리가 살아나가야 할 삶의 태도에 대한 이 말이 그 어느 구절보다 마음에 꼭 담고 싶어 적어본다. 결국 이 모든 여행의 의미와 목적은 바로 이 문장에 담겨 있다 믿기에.

아트인문학여행 스페인은 스페인의 그 창조적인 열정에 마음껏 매료되고 내 안의 돈키호테와 산초를 만나는 정말 멋진 여행이었다. 무엇보다 돈키호테와 산초라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화두로 스페인의 역사와 예술을 관통하며 나 자신의 인생을 통찰하게 하는 김태진 작가님의 기획 의도가 흥미로웠고 개인적으로 관심있는 인물들이 정확하게 일치하고 등장해서 반가웠다. 그리고 잘 몰랐던 스페인의 20세기 현대 미술가들에 대한 소개는 믿고 더 찾아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단 한 컷 등장한 소로야의 그림에 홀랑 빠져버렸으니 말이다. 이럴 때 취향저격이란 말을 써야 할 듯! 아직 보지 못한 이탈리아와 프랑스 편도 보나마나 마음에 쏙 들테니 서둘러 만나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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