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스트라
주연경 지음 / 한솔수북 / 2019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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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를 들을 수 없다면 어떻게 음악을 느낄 수 있을까요?

볼 수 없다면 어떻게 세상을 느낄 수 있을까요?

다행히도 제게는 오감 아니 여자의 육감까지 더해

모든 감각이 느끼는 데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한때 너무나 당연하게 하나의 감각을 통해 느끼는 것이

제한을 받는다면 어떨까? 어떻게 그것을 느낄 수 있을까?

다른 감각으로 그러니까 시각으로 보던 것을 청각으로,

청각으로 듣던 것을 시각으로, 시각으로 보던 것을 촉각으로,

촉각으로 느끼던 것을 미각으로 ...

이렇게 다른 감각을 통해 느끼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라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 제 물음에 하나의 좋은 예를 보여주는 그림책을 만났습니다.

<오케스트라>

다양한 악기가 만나서 제각각의 소리를 내지만

결국 하나의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 내는 오케스트라

소리라는 시공간의 감각예술을 시각이라는 2차원 평면의 그림책에

담아낸 그림책 <오케스트라>

우리의 귀로 들어와 달팽이관을 진동시키는 그 음악이, 악기의 소리들이

그림으로 어떻게, 어떤 모양을 하고 있는지 우리의 눈을 통과해 망막에 어떤 상으로 맺히는지

한 번 볼까요?

콘서트 홀로 들어가는 사람들을 따라 우리도 어서 들어가 봐요 ^^

구불구불 길게 늘어지는 트롬본, 반짝뾰족한 트럼펫, 각진 덩어리감이 느껴지는 튜바,

둥글둥글 점점 흩어지는 프렌치 호른까지 금관악기가 건네는 인사에 눈이 동그래지고,

춤추는 것 같은 바이올린, 무겁게 내리는 비같은 첼로, 점점 퍼지며 깊이 가라앉는 것 같은 더블베이스,

맑고 번지는 것 같은 하프까지 여러 현악기의 소리에 점점 빠져듭니다.


힘차게 튕기는 팀파니가 보여주는 타악기의 두드림에

심장이 함께 뛰는 것 같네요.

부드럽다가도 팔짝 뛰어오르는 금관 악기 플루트와 점잖고 은근한 바순,

살짝살짝 끊어졌다 이어지는 클라리넷, 클라리넷보다 더 힘이 느껴지는 부드러운 단단한 오보에까지

목관 악기들이 노래하려고 목을 풉니다.

이제 건반악기인 피아노의 영롱하고 청아한 음의 방울들이 그림책을 가득 채우고

책 밖의 우리 귀에까지 날아와 톡. 톡. 톡. 두드립니다.

이렇게 목을 가다듬은 악기들이 이제 한 목소리를 내려고 하네요.


들리나요? 눈으로 듣고 계신가요? ^^

여러분이 눈으로 듣고 느낀 음악이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분명히 아주 아름다웠을 거란 사실!

소리를 도형과 색으로 그리고 음악을 단어로 활자로

그려 놓고 써 놓은 그야말로 보는 음악책

음악을 보고 소리를 읽는 그림책 <오케스트라>를 펼치면

지금껏 느꼈던 음악과는 또 다른 음악을 느낄 수 있답니다.

아이와 함께 음악이나 소리를 함께 들으며 어떻게 그려보면 좋을지,

무슨 모양인 것 같은지, 혹은 맛으로 표현해 본다면, 느낌으로 표현해 본다면 어떨지

이야기 나누고 만들어 보면서 마음껏 상상의 날개를 펼쳐보기를 바랍니다.

QR 코드로 악기 소리를 들어볼 수 있는 친절함에 점수를 주고 싶지만

어떤 음악인지, 제목과 작곡가 그리고 연주자에 대한 안내도 함께 있었으면

그리고 좀 다양한 성격의 음악을 들려줬으면(차분하고 가라앉는 음악이 주여서)

더 좋았겠다 싶은 아쉬움을 남기네요. ^^ 제가 욕심이 좀 많은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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