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을 품은 숲으로
에릭 바튀 지음, 이희정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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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이 식목일이었는데,

나무 한 그루 심으셨나요?

아직 못 심으셨다고요?

그럼 우선 마음에다 나무 한 그루 심어봅시다.

에릭 바튀의 <보물을 품은 숲으로>를 보면서 말이죠. ^^

세 사람이 배를 타고 가는 푸른 색 표지를 가만 보니

모두 앞을 바라보며 뭔가를 열심히 찾는 것 같네요.

무엇을 열심히 찾고 있는지 어서 빨리 <보물을 품은 숲으로> 출발해 볼까요?

오늘의 주인공인 생물학자이자 탐험가인 두 사람이

숨겨진 보물을 찾아 도시를 떠나 숲으로 갑니다.

버스를 타고 숲으로 가는 멀고 먼 길을 지나

마구 잘린 나무들로 전쟁터 같은 숲의 입구에 내립니다.

어마어마하게 큰 강을 아주아주 기다란 나룻배를 타고 가다

마침내 초록 숲을 만납니다.

하지만 아직 보물은 찾지 못했어요.

다시 우거진 나무들 사이로 굽이굽이 흐르는 강을 따라 한참을 간 후에도

보물은 만나지 못하고 대신 숲에 찾아온 어둠을 만납니다.

그리고 숲처럼 깊은 어둠 속에서 온갖 생물이 내는 갖가지 소리를 들으며 아침을 맞지요.

다음 날 우리는 또 한참을 걸어 조상 대대로 오랜 시간을 밀림에서 살아온 사람들을 만나게 돼요.

그들의 얼굴은 가득한 자부심으로 반짝거립니다.

이들의 반짝거림이 보물일까요? ^^

우리는 더 깊은 숲으로 들어갑니다.

앗! 갑자기 비가 쏟아지지만 이곳은 늘 그렇다는 걸 알기에 놀라지 않아요.

비가 그치고 머리 위로 마법 같이 무지개가 펼쳐집니다.

아름다운 무지개가 보물일까요?

무지개 덕분에 왠지 곧 보물을 만날 것 같아요.

마침내 우리는 그토록 찾던 소중한 보물을 찾았습니다.

우리는 정말 행복했습니다.

그 보물은 정말 굉장히 아름다웠거든요.

푸른 숲의 한가운데에서 만난 살아있는 보물은

피처럼, 심장처럼 붉고 반짝입니다.

두 사람은 그 보물을 가져왔느냐고요?

아니요, 그 보물은 숲의 것입니다.

그리고 숲 역시 보물의 것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우리는 보물을 지켜야 하고, 그 보물을 품은 숲도 역시 지켜야 하지요.

보물은 그런 건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이 많은 도시가 아닌 나무가 빽빽한 깊고 깊은 숲에 숨어 있는 보물.

보물이니까 보물이라서 사람들 손에 망가지지 않게, 자연이 그렇게 꼭꼭 품어서 숨겨 놓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렇지만 한 편으로는 그 보물들을 지켜야 하는 의무가 아니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다양한 질감과 무늬의 종이를 사용해 콜라주 기법으로 작업한 에릭 바튀 작가님의

<보물을 품은 숲으로>는 재료들이 주는 자연스러움과 더불어 자유로운 드로잉 선에서

이 책의 주제를 짐작해 보게 해줍니다.

거대하고 거침없고 자유로운 숲과 강의 자연스러움은

사람들의 마구잡이 벌목으로 전쟁터 같은 숲의 입구의 황폐함과 극명하게 대조를 이루고

탐험가 두 사람의 일그러졌던 표정과

숲 속에서 탐험하는 내내 경외감으로 반짝이는 표정의 변화에도

작가님이 전달하고픈 이야기는 들어있지요.

보물을 찾기까지의 길고 험난한 여정이 마치

보물을 찾고 지키는 일의 어려움을 알려주는 동시에

그 소중함을 다시 일깨워주는 것 같습니다.

참, 재미있는 것은 그림책을 보는 동안 두 사람의 탐험을

나무들 틈에서 바라보는 것 같은 원근법을 사용한 점인데요.

나무와 동물들이 가까이에 있는 것처럼 크게 그려져 있고

사람들은 저 멀리 작게 그려져 있습니다.

마치 책을 보는 내가 자연의 일부가 되어

두 사람의 보물찾기를 바라보는 것 같으면서

또 작은 두 사람을 보며 인간인 우리가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을

자연의 일부가 되어 그리고 자연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되네요.

저에게는 참 새로운 경험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

참 보물 같은 <보물을 품은 숲으로>라는 생각을 해보게 하네요.

아름다운 보물, 소중한 보물이 계속 존재할 수 있도록,

그렇게 우리의 꿈이 보물로 존재할 수 있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이 푸르른 4월에 <보물을 품은 숲으로>를 안고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이 푸르름을 계속해서 바라볼 수 있게 말입니다.

안타깝게도 얼마 전에 일어난 강원도 산불로 인해 마음이 참 무겁고 안 좋습니다.

스러진 나무들도, 피해를 입은 사람들도 모두 빨리 회복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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