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말해요
조지 섀넌 지음, 유태은 그림, 루시드 폴 옮김 / 미디어창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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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태어나 울음을 터트린 첫 만남의 순간!

아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아이를 안아 가슴에 눕혀

그 작디 작은 손을 향해 제 손가락을 내밀었습니다.

놀랍게도 아이는 아직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면서도

제 손가락을 꼬옥 쥐어 주었지요.

그렇게 우리는 손을 맞잡고 첫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그 뒤로 아이의 손은 아이와 함께 자라고 있어요.

그리고 수많은 이야기를 저에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그런 우리의 손에 대한 그림책 <손으로 말해요>에서는

우리가 손으로 나눈 사랑스럽고도 다정한 이야기들을 들려줍니다.

엄마와 아이 그리고 아빠,

이렇게 세 사람이 맞잡은 손은 서로를 이어줍니다.

사랑으로 말이에요.

손으로 사랑을 말하는 가족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표지를 넘겨보니

모래 사장 위에 예쁜 조개껍질과 파도가 실어다 준 바다 친구들을

모아 예쁘게 하트 모양을 만들고 있는 소녀가 보입니다.

이 소녀의 가족이 오늘의 주인공이랍니다.

<손으로 말해요>는 손으로 사랑을 말하는 이 가족의 아침부터 밤까지를

따라가며 다양한 손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아이들의 아침을 깨우는 엄마의 달콤한 손을 시작으로

아가와 걸음마하는 아빠 손 그리고 한 알 한 알 씨를 심는 손,

따끔따끔 가시를 뽑아 주는 엄마 손, 조마조마 자전거를 잡아 주는 아빠 손,

눈물을 닦아 주고 꼭 안아 주는 손, 나를 붙잡는 손,

아빠에게 한입 건네는 내 손, 책 읽는 손,

이불 덮어 주는 엄마 손, 잘 자라 뽀뽀하는 아빠 손까지

서로가 서로에게 건네는 사랑이 담긴 손의 대화가 가득합니다.

제가 다 이야기하지 못한 손의 말들은 그림책으로 직접 만나 보세요.

저는 이 책을 보며 내 두 손으로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니라는 놀라움과

그것도 참 사랑스럽고 따뜻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구나 하는 기쁨을 동시에

느끼며 제 두 손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더군요.

나를 표현하는 손, 도움을 주는 손, 기쁨과 즐거움의 박수를 치는 손,

인사하는 손, 위로하는 손, 안아주고 잡아주는 손은 바로 다름 아닌 제 손의 말이기도 하고,

나를 향한 다른 사람의 손이 내게 건네는 이야기이기도 하더군요.

인간에게 언어가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손으로도 수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새롭게 그리고 고마움으로 다가오네요.

때로 수많은 입의 말보다 따뜻한 온기 가득한 손의 말이 얼마나 크고 따뜻하게 다가오는지

아는 사람은 다 알 거라 믿어요.

그런 의미에서 이 그림책이 갖는 의미는 그런 손처럼 따뜻하고 고맙습니다.

아이와 <손으로 말해요>를 함께 보며 우리가 손으로 나누는 손의 말들을

더 많이 찾아보고 우리만의 손의 비밀 언어도 만들어 보고 싶어지는 책입니다.

그리고 큰 도화지에 손도장도 찍어 보며 함께 엮어

우리만의 <손으로 말해요> 그림책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잠자리에 들어 이 책을 보면서 하루 동안 나눈 손의 이야기를 나누며

꿈나라로 가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참, 이 글을 쓴 조지 섀넌 작가님은 미국 워싱턴 주의 배인브리지 섬에 살면서

아이들과 어른들을 위한 책을 쓰신답니다.

유태은 작가님의 부드럽고 따뜻한 그림이 조지 섀넌 작가님의 글과 잘 어우러져

<손으로 말해요>가 더 가깝게 다가오네요.

마지막으로 글을 옮겨주신 루시드 폴 님! 서정적인 가사를 쓰는 분답게

아름다운 글로 우리에게 전달해 주셨네요.

루시드 폴 님이 함께 사는 강아지와 매일 손으로 이야기를 한다는 이야기에

손이란 교감하는 언어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보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손이란 참 대단하지요?

같은 언어를 쓰지 않는 다른 나라 사람들과도 그리고 동물과 식물들과도

어쩌면 아직 만나지 못한 외계의 다른 생명체와도 우리는 손으로 이야기할 수 있어요.

이렇게 멋진 손을 가진 당신의 두 손에 건네고 싶은 책

<손으로 말해요>

이 책은 읽고 나면 곁에 있는 사람의 손에 당신의 손이

말을 걸게 만드는 놀라운 힘을 가진 책이랍니다.

손만 내밀면 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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