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곰으로 보이니?
야엘 프랑켈 지음 / 후즈갓마이테일 / 2019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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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향한 소근거림들.

그런데 그 말들은 이상하게도 날이 선 무기가 되어

나를 찔러댑니다.

겉으로 피를 흘리지는 않지만 너무나 아픕니다.

내가 나인 것이 너무 싫습니다.

그렇게 아픈 마음을, 스스로가 싫어진 나를 조심스레 안아주는 그림책

<내가 곰으로 보이니?> 를 만나보았습니다.



빨간 목도리와 빨간 구두 그리고 파란 바지를 입은 곰.

곰이라고 하기엔 사람처럼 너무 잘 서 있고,

곰곰이 생각하는 것처럼 물고 있는 두번째 손가락이

사람의 손가락이라고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네요.

표지에 있는 것은 정말 곰일까요?

아니면 곰의 탈을 쓴 다른 누구일까요?


주인공 에밀리아가 등장합니다.

가만 보니 등에 멘 가방에 친구 피트도 함께 있네요.

에밀리아의 얼굴이 심각한 것이 피트에게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걸까요?

에밀리아에겐 고민이 있어요.

친구들이 에밀리아를 자꾸 놀린다는군요.

개를 닮았다고 하지 않나, 곰을 닮았다고 하지 않나

안경을 쓰고 간 날에는 안경 쓴 원숭이라고 소리까지 칩니다.

이게 끝이 아닙니다.

수영 시간에는 오리가 뒤뚱거리는 것 같다고 하고,

음악 시간에는 어휴...

에밀리아는 겁이 나서, 아이들의 놀림 때문에

다시는 노래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까지 하지요.

그런 에밀리아에게 피트가 다정하게 말을 겁니다.

피트가 건네는 사랑과 위로 그리고 진실이 담긴 이 이야기는

책으로 만나보시기를 바랍니다.

이 말을 들은 에밀리아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전 이 이야기를 듣고 에밀리아가 너무나 부러워졌습니다.

나를 나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주는 친구를 가진 에밀리아.

다른 사람들의 조롱하는 시선과 말은 안타깝지만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에밀리아에겐 피트가 있으니 안심입니다.

지금까지 살아보니 그렇습니다.

어디를 가든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이 있듯이

또 언제나 나를 버티게 해주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그리고 나 자신을 돌아봅니다.

누군가를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곰이나, 오리, 기린으로 보고 있는 것을 아닌지

누군가를 상처주는 말을 한 적은 없는지 말이에요.

문득 나의 피트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고마워요, 내 영원한 친구!"

그리고 내가 누군가의 피트가 되기를 바라봅니다.

지금의 어린 내 아이들이 아멜리아처럼 상처입고 돌아왔을 때

엄마가 아닌 친구로 아멜리아의 피트가 그런 것처럼 이야기해 주고 싶네요.

그리고 이 아이들이 누군가의 피트가 되기를 바라봅니다.

타인을 있는 그대로 안아주는 넓고 깊은 아이들로 자라기를

부디 지금의 어른들보다 더 괜찮은 어른들로 자란 아이들이 더 많아지기를 꿈꿔봅니다.

타인으로 인해, 그들의 말로 인해 상처입고 또 나를 부정하고 싶은 순간이 찾아올 때

나에게 또 우리 아이들에게, 또 그런 누군가에게 건네고픈 그림책 <내가 곰으로 보이니?>

정말 이 짧은 그림책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그림책을 만든 야엘 프랑켈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하고 갈게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출신으로 2016년과 2017년에 2년 연속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고, 콜라주 기법을 효과적으로 사용해 주제가 한눈에 보이는 작품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작가님.

작가님의 그림책은 자신의 나라는 물론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중국 등 여러 나라에서 출간되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네요. 여기 작가님이 직접 자기 나라를 소개하는 트레일러를 담아봅니다.

이걸 보고 그림책을 보는 동안 작가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

작가님 소개에도 나와 있듯이

콜라주가 특징인 작가님의 그림 이야기를 잠깐 해보겠습니다.

에릭 칼, 레오 리오니, 에즈라 잭 키츠, 로렌 차일드 같은 유명한 작가님들도 사랑하는 콜라주.

기법은 같지만 작가님들마다 각각의 개성이 넘치는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작품들로 유명하지요.

야엘 프랑켈 작가님도 작가님만의 콜라주를 그림책에서 펼쳐 보여주고 계신 것 같아요.

<내가 곰으로 보이니?>의 콜라주는 빨강, 파랑, 노랑, 검정 이 네 가지 색만을 가지고

간결하고 자유로운 느낌을 잘 표현해 주는 것 같습니다.

아직 우리에게는 낯선 작가님이지만 앞으로 더 기대되고 계속해서 만나보고 싶은 작가님인지라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콜라주를 좋아하기에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었네요.

그리는 것 자체가 무서운 저 같은 사람에게도 콜라주는 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미술이거든요. ^^;;

게다가 <내가 곰으로 보이니?>는 다 읽고 아이와 다양한 동물 콜라주를 시도해 보고 싶은 작품이기도 해서요.

마지막으로 이 책의 제목인

<내가 곰으로 보이니?>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까 합니다.

이 질문은 나를 향한 질문인 동시에 외부를 향한 질문이기도 합니다.

에밀리아가 독자를 향해, 내 안의 에밀리아가 타인에게 그리고 내가 나에게

던지는 질문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대답을 하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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