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만 자라고 해요?
티에리 르냉 지음, 바루 그림, 이희정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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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중 가장 위기의 순간을 꼽으라 한다면

엄마, 아빠에게도 그리고 아이에게도

잠자기 직전이 아닐까?

매일 밤 재우려는 엄마, 아빠와 자지 않으려는 아이의 실랑이!

매일 밤 어김없이 우리 집도 예외는 아니다.

한 때는 나도 아이였고,

이 질문이 나의 질문이기도 했기에

<왜 나만 자라고 해요?>를 펼쳐보지 않을 수 없었다.

하늘은 깜깜해지고 잠을 자야 하는 시간이 왔다.

반갑지 않은 시간.

오늘 소피아는 엄마, 아빠에게 작정하고 묻는다.

"왜 나만 자라고 해요? 엄마 아빠는 밤에 뭐 해요?"

엄마와 아빠는 되묻는다.

"글쎄, 너는 우리가 뭘 할 것 같은데?"



자, 이제 소피아는 그동안 품었던 생각을 하나씩 꺼내놓는다.

밤새 만화 영화를 보는 건 아닌지,

달콤하고 맛있는 걸 먹는 건 아닌지,

아니면 파티를 열어 친구들이랑 신나게 노는 건 아닌지

자기만 빼고 엄마, 아빠 두 사람만 소피아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는 건 아닌지 묻는다.


소피아의 질문은 점점 더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소피아의 엉뚱하고 신기하고 깜찍한 질문들은 계속해서 이어진다.

그런데.... 어라....

소피아의 질문은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이런... 엄마와 아빠는 소피아의 질문에 더이상 답을 해 줄 수가 없게 된다.

(왜 그런지 궁금한 어른들은 책을 꼭 보시기를 ^^)



"왜 나만 자라고 해요?"

양팔을 가슴 앞에 포개고 당돌하게 질문하는 소피아!

보통내기가 아니다.

차마 이런 질문을 못 했던 아이들에게는 소피아는 대변인이자 사이다!

소피아의 엉뚱발랄 질문을 잘 넘기는 부모님의 대답도 재미있고 아이들이 납득할 만하다.

만약에 내가 저런 질문을 받는다면 어떤 대답을 했을지 생각해 보는 것도,

아이들에게 그 대답을 생각해 보라고 하는 것도 재미있겠다.

관찰자의 시선으로 부모를 바라보는 소피아의 모습을 보며

아이들은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이 부모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떠올려 본다.

첫 질문과 마지막 질문을 하는 장면에서

어두운 방에 살짝 벌어진 문 틈으로 길게 들어오는 빛이

어두움과 대비되면서 밝은 빛을 향해 가고 싶은 아이의 마음을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그 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하게 만드는 장치로 훌륭한 역할을 수행한다.

마지막 두 장면은 아이에게 궁금함을 해소시켜 주면서

어른과 아이의 상황을 역전시킴으로 통쾌함을 주는 덕에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매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 그림책이다.

아이와 함께 잠자리에서 상상하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줄

잠자리 그림책으로 안성맞춤!

아직 좀 더 놀고 싶은 아이의 마음,

그리고 나만 먼저 자야 하는 게 왠지 억울하고

내가 자는 사이에 엄마와 아빠는 뭘 하는지 궁금한 아이의 마음을

담은 <왜 나만 자라고 해요?>

오늘도 잠자리에서의 야단법석이 두려운 엄마와 아빠

그리고 억울하고 궁금한 아이 모두 개운한 마음으로 잠들 수 있게 해 줄

<왜 나만 자라고 해요?>는 모두에게 환영받는 그림책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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