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밖의 어른 책 속의 아이 바깥바람 11
최윤정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엄마라는 이름으로

아이의 책육아를 핑계로 그림책을 들여다 보다가

내 안의 아이가 슬그머니 그림책을 넘기기 시작했다.

아이를 위한 책을 사다가

점점 더 내 안의 아이가 보고 싶어하는 책들을

열심히 들여다 보기 시작했다.

(사실 어떤 책이 아이를 위한 책인지

여전히 답을 찾아가는 중이지만,

현재로서는 내 안의 아이가 재미있어하는 책이 기준이다.)

그러다 그림책을 좀 더 자세히 밀도 있게 들여다 보고 싶고,

그림책을 보는 좋은 눈을 갖고 싶은 마음에 여기저기 기웃대다 만나게 된 책

<책 밖의 어른 책 속의 아이>


이 책은 25년 간, 변역자, 평론가에서 편집자로 종횡무진하며

어린이 책 분야에서 많은 일을 해 오신 최윤정 선생님의 글을 모은 책이다.

그림책, 그림책번역, 그림책출판계, 교육을 아우르는 그간의 모든 비평서라 할 수 있겠다.

곳곳에 어린이 책과 아이들에 대한 애정과 걱정 그리고 앞으로의 당부가 빼곡하게 담겨 있다.


처음엔 아이를 위해 그림책을 보기 시작한 것이

이제는 내 안의 아이를 위해 그림책을 보는 일로 확장이 되면서

그림책이 갖는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는 요즘의 나에게

더 의미있게 다가왔던 내용을 몇 가지 이야기해 볼까 한다.


그림책이 갖는 의의를 되짚어 보게 해 준 <푸른 개>의 서평.

푸른 개가 프로이트의 말을 빌려 '우리가 유년기 내내 빠져있던 환상의 총량'으로,

어린 시절에서 조금 덜 어린 시절로, 뿐만 아니라 어른이 되어서도 인생의 한 단계에서

다른 단계로 넘어가는 힘겨움 속에서 필요로 하는 좋은 감정의 총량(20쪽)이라 이야기하는데

이는 마치 그림책 자체가 우리에게 그러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살면서 마주치는 수많은 힘겨움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그림책이라는 예방접종을 미리 맞아야 하고,

어른이 되어서도 감정의 방어막이자 보호막이 되어줄 감정 백신인 그림책을 봐야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어른들의 과거는 아이들의 현재와 같지 않다는 깨달음에서 비롯된 아이들 책 읽기.

이를 통해 본인 스스로 아이들의 현실을 좀 더 자세하게 들여다 볼 수 있었고,

어쩌다 마음에 드는 동화라도 만나게 되면 삶을 다시금 긍정적으로 바라볼 힘이 생겼다고 하신다.

그러면서 저자는 어린이 책 출판 시장의 문제점과 책의 공해 속에서 나쁜 책에 대한 비판은 높이고,

어른들의 감시 없이도 아이들이 어떤 책을 읽어도 괜찮은 날이 빨리 오기를 희망한다.

또한 어린이 책을 쓰는 이들에게도 당부하기를 작가가 되고 싶은 욕심에 쓰지 말고,

아이들에게 괜찮은 '선물'이 될 만한 이야기를 써달라고 말이다.

이런 저자의 바람들이 정말로 현실이 되는 날이 오기를 나도 바라본다.


이 밖에 <책 밖이 어른 책 속의 아이>에는 다양한 어린이 책에 대한 평론들이 들어 있다.

평론을 통해 어린이 책을 어떤 시선으로 보고, 어떤 태도로 대해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는데

다루고 있는 작품들이 다소 이전의 것들이 많아 근래 나온 책들에 대한 작가님의 평론들이 궁금해졌다.


어린이 문학에 대한 생각과 어린이 책을 보는 일에 대한 태도,

좋은 그림책을 만들고 볼 줄 아는 일의 중요성

그리고 독서 교육과 어른들의 책임에 이르기까지

어른인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하는 중요한 문제들을 짚어주는

<책 밖의 어른 책 속의 아이>


동화책만큼이나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가 함께 볼 수 있는 책이 또 어디 있겠는가.

우리는 그 지점에서 어린이 책을 가볍게 볼 것이 아니라 그 가능성과 가치를 찾아야 한다.

책 밖의 어른과 책 속의 아이가 손을 잡는 그 순간을 꿈꿔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