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니까 좋은 거야
기무라 유이치 지음, 다카하시 카즈에 그림, 황진희 옮김 / 계수나무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좋아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한

수많은 대답 중에 아마 이 그림책의 제목이

가장 무적의 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너니까 좋은 거야>


표지부터 예사롭지 않아요.

조금은 뾰로통한 표정의 고양이가 앞발(손)을 뒤로 한 채

꼬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있네요.

쉽게 마음 줄 것 같지 않은 차가운 그녀지만,

그래도 좋다는 사람이 있답니다.

이 주인공 고양이 소녀에게 선물이 도착했네요.

무슨 선물인지 궁금하니 슬쩍 넘겨 볼까요?


다음 장을 펼치면,

아... 그렇군요.

책을 한 권 선물 받았네요.

주인공인 고양이 소녀가 보는 책이 바로 이 책이에요.

그러니까 내가 바로 이 주인공 고양이 소녀가 되는 겁니다.

단 한 문장으로 시작되는 첫 장.

"만일 네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걸까요?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고,

들키고 싶지도 않은

상상할 수 있는 나의 최악의 모습들이 펼쳐집니다.

나는 점점 쪼그라들고,

반대로 어디 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은 내 마음은 풍선처럼 커집니다.

결코 이런 모습이라면 사랑받을 수 없을 거라는 믿음이 굳어질 무렵.


기다란 그림자 하나가

슬그머니 고양이 소녀 쪽으로

그러니까 내 쪽으로 다가오네요.

누구일까요?

누구인지는 말 안해도 아실 거예요.

내가 생각하는 나의 가장 못나고 추한 모습들이,

사랑받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 바로 그런 내가

다른 누가 아닌 바로 나라는 사실.

그 사실을 온전히 끌어안고

지금의 그런 나를 좋아할 수 있는 당신.

아니, 오히려 누구도 모르는 당신만 아는 나의 모습으로

사랑스럽게 보아줄 당신이 보낸 연애 편지 같은 그림책 <너니까 좋은 거야>

단순하게 표현한 고양이.

그래서 평범하디 평범한 나를 쉽게 대입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털 하나, 눈빛 하나, 움직임 하나 하나가 게다가 생활하는 모습이 어쩌면 나를 그대로 닮았는지

들여다 보며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어요.

잠에서 막 깨 헝클어진 머리, 배를 긁적이는 손, 퉁퉁 붓고 충혈된 눈,

아무렇게나 벗어던진 잠옷, 따로 놀고 있는 신발... 꼭 그림으로 확인해 보세요. ㅎㅎ

지금 그대로의 내가 이토록 귀엽고 사랑스러웠나 싶어

입가에 미소가 지어질 거예요.

있는 그대로의 내가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고양이스럽게 들려주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그림책 <너니까 좋은 거야>

사랑고백을 하려고 하는 누군가에게 추천하고 싶네요.

이제 막 시작하는 사랑이든, 심폐소생이 필요한 사랑이든

<너니까 좋은 거야>로 내 마음을 고백해 보세요.

저도 갑자기 고백하고 싶어지네요.ㅎㅎ

평범한 내 일상 속의 가장 나다운 내 모습들.

감추고 싶은 나라고 생각해 온 내 모습들이 당신에게는 사랑의 이유라는

참 역설적이지만 현실적이고 그래서 더 마음이 놓이는 두근거림으로

다가오는 <너니까 좋은 거야>

그래서 고백합니다.

"너니까 좋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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