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썽쟁이가 아니에요! 알맹이 그림책 43
김나은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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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둘이 되니
하나일 때와는 모든 게 정말 달라도 너무 다르다.
먹여야 할 밥도, 빨아야 할 빨래도, 치워야 할 장난감도 배가 되었고,
감당해야 할 두 아이의 말썽도 더 다양해졌다.
달라진 내 일상도 그러하지만
내게 온 두 아이는 서로 닮은 듯 서로 참 많이 다르다.
내 두 아이만큼이나 너무나도 다른 두 남매,
초록이와 빨강이.



초록과 빨강이 주는 색의 온도 차만큼이나
너무나도 다른 두 남매는 각각 다른 방식으로 엄마와 아빠를 괴롭힌다.
예민한 빨강이와 덜렁이 초록이.
빨강이는 낯가림이 심하고, 겁이 많고, 반찬 투정에, 아침마다 늦장을 부리는 말썽쟁이.
초록이는 조심성 없고, 친구랑 몸싸움을 하기도 하고, 자주 다치곤 하는 말썽쟁이.
둘은 서로를 괴롭히고, 또 둘이 함께 엄마 아빠를 괴롭히는 말썽쟁이.
잠깐 그렇다면 빨강이와 초록이는 말썽만 피우는 말썽쟁이일까?
자! 반전이 시작된다.



빨강이는 조심성이 많고, 민감해서 작은 변화나 다른 사람의 기분도 바로 알아차리는 숙녀.
초록이는 용감하고, 힘이 넘치고, 재미있는 인기맨.
둘은 서로를 챙기고 위로하는 최강 남매.
그리고 엄마, 아빠를 도와주는 기특한 남매.



<말썽쟁이가 아니에요!>를 보고 나니 떠오르는 시가 있다.
바로 나태주 시인이 쓴 '풀꽃'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라는 그 유명한 구절.
내가 어떤 눈으로 아이를 보느냐에 따라
그 아이는 말썽쟁이가 되기도, 세상에 단 하나뿐인 개성 넘치는 아이가 되기도 한다는 사실.
그냥 슬쩍 보고서는 너는 그런 아이라고 단정 짓지 말아야지!
보고 또 보고 , 자세히 들여다 보면 어느새 보이지 않던 많은 것들을 볼 수 있을 테니
아이들을 '제.대.로.' 보고 싶게 만드는 <말썽쟁이가 아니에요!>
말썽쟁이로 오해 받고 있던 아이들에게는 제대로 봐 줘서 안도하고,
자존감 회복제가  되어 줄 <말썽쟁이가 아니에요!>
선명하게 대비되는 빨강과 초록의 색깔과 재미있는 표현의 그림과
다른 두 아이가 지닌 독특한 성격이 빚어내는 재미로
보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머물고,
반전이 주는 통쾌함과 흐뭇한 마무리가 정말 흥미롭다.

개성 넘치는 이 두 말썽쟁이 매력 남매를 보고 있자니,
내 두 아이가 생각나기도 했지만,
내 두 동생이 생각나기도 했다.
늘 투닥투닥하지만 든든한 내 편이 되어주는 우리.
우리가 가족이라 고마운 순간들이 생각나는 그림책을
오랜만에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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