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님과 농부 권정생 문학 그림책 5
권정생 지음, 이성표 그림 / 창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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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강아지똥>과 <몽실언니>로 잘 알려진
권정생 선생님의 책이라기에 망설일 것도 없이
꼭 봐야겠다 싶었던 <장군님과 농부>



전쟁 중에 도망쳐 나온 장군님.
농부 할아버지를 만나 목숨을 부지하게 된다.
전쟁은 끝나지 않고 장군과 농부는 전쟁을 패해 달아나야 했다.
바닷가에 도착한 두 사람.
농부는 장군을 살리기 위해 연장을 만들고, 뗏목을 만든다.
장군은 그 사이 배불리 먹고, 나무 그늘에서 편히 쉰다.
농부는 열심히 노를 저으며 죽음의 공포로 우는 장군의 용기를 북돋으며 보호한다.
간신히 두 사람은 작은 무인도에 도착하고,
농부는 혼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장군을 위해 너무나 많은 고생을 한다.
어느 날, 많은 병사들과 백성들이 탄 배가 섬에 도착하고
백성들은 장군이 아닌 농부에게 달려가 절한다.
자기들을 버리고 떠난 장군을 백성들은 섬에 남겨두고
농부 할아버지를 데리고 떠나 버린다.

<장군님과 농부>를 읽는 내내
나를 따라다닌 단어는 '섬김'이었다.
누가 봐도 권력을 잃고, 돌봐야 하는 성가신 존재가 되어버린 장군을
끝까지 모시면서 섬기는 농부의 그 모습은 우직하다 못해 미련하게 보인다.
하지만 그것은 생명을 사랑하고 섬기는 자의 진짜 모습이 어떤 것인지를 되묻게 한다.
쉴 새 없이 노동을 하여 거칠고 못이 박여 있는 할아버지 농부의 손을 통해
섬기는 자야말로 진정한 지도자라는 사실을 
<장군님과 농부>에서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장군님과 농부>에서 가장 중요한 이야기는 이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 모든 백성들이 바로 장군인 것입니다."

섬에 도착한 백성들의 말이다.
백성들이 배를 타고 섬에 와서 농부를 찾지 않았다면
이 이야기는 의미가 없었을 것이다.
백성이 곧 주인이며,
바로 진정한 지도자를 찾는 일은
다른 누가 아닌 국민이 해야 하는 일이라는 것!
장군님이 섬기는 지도자가 아닌 섬김을 받으려고만 하는 가짜인 것을,
농부가 생명을 사랑하고 섬기는 진정한 지도자라는 사실을
백성들은 알아보았다.
그리고 농부를 지도자로 택하며 한 백성들의 이 말에 

<장군님과 농부>가 하고픈 가장 핵심적인 이야기가 들어 있다.

<장군님과 농부>의 그림은 이성표 작가님이 그리셨는데,
푸른 색감이 주가 되는 간략하면서 내용 전달이 확실한 그림이 인상적이다.
장군이 쓰고 있는 검은 안경은 백성들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아니
제대로 보려고 하지 않는 지도자의 모습인 것 같고, 음식을 마구 탐하는 모습의 그림은
그 욕심이 얼마나 끝없는지를 재미있게 보여준다.
그림을 보다 보면 이 책이 왜 가로로 긴 판형일 수밖에 없는지 저절로 느끼게 된다.
특히나 장군과 농부가 마주보는 대치 장면이나, 바다 위에서의 긴 여정을 보여주는 장면은
그림 그대로 작품이다.



<장군님과 농부>의 표지를 넘겼을 때 파도가 치는 파란 페이지가 나오는데

거침없는 붓질이 마치 파도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느낌을 불러 일으킨다.
책을 다 읽고 다시 보니 그 거침없는 파도 소리가 마치 백성들의 외침으로 들린다.
"우리가 바로 이 나라의 주인이다."라고 말이다.
그러고 보니 섬김과 더불어 국민의 권리와 의무가 함께 따라다녔구나 싶다.
자꾸 '세월호'와 '촛불시위'가 생각나는 책이었기에 말이다.
이렇게 해마다 4월이면 꼭 한번은 펼쳐 보게 될 책이 하나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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