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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사랑을 잘못 배웠다
김해찬 지음 / 시드앤피드 / 2018년 8월
평점 :
제목이 도발적이었다.
사랑을 얼마나 잘 배웠길래 지적질이냐며 조금 세모난 눈으로
사랑을 어떻게 배울 수 있겠느냐며 조금 삐딱한 마음으로 펼쳐 든
<너는 사랑을 잘못 배웠다>

사랑(과 이별) 없는 삶이 과연 존재하기나 할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리들의 삶 여기 저기에 이러 저러한 형태로 존재하는 아니 만연하는 사랑(과 이별).
그 흔하디 흔한 사랑(과 이별)에 대해 뭐 더 할 이야기가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연인 간의 사랑과 이별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인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사랑의 주체인 나에 대한 사랑 역시 다루고 있다.
한 장, 한 장 읽어 나가며 저자의 사유를 함께하며
사랑에 대한, 이별에 대한, 자신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나의 흐트러진 자세를 정돈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다독다독 다독인다는 느낌보다는
저자를 닮은 글이 차분하고 담담하게 이야기를 하기에
좀 더 감정을 걷어내고 사랑을, 이별을,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사랑에 대한 책들은 정말 차고 넘치도록 많지만,
이 책은 헤어진 후의 이별까지도 사랑의 전부에 포함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글에서 느껴지는 묵직함이 저자가 철학 전공자라서라기 보다는
김해찬이란 사람의 진중함이 글에 그대로 스며있다는 점에서 자기만의 고유함을 지닌다.
그렇기에 <너는 사랑을 잘못 배웠다>는 '김해찬식 사랑학개론'이라는 표현이
참 잘 어울리는 책이다.
"사랑은 더 넓은 세계를 보여주는 거다.
매 순간 팽창하는 삶의 범위를 제한하고 자신 안에 머무르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넓어지는 서로의 세계를 바라봐주는 거다. 같이 넓어지고자 욕심을 부리는 거다.
우린 사랑을 잘못 배워도 한참 잘못 배웠다."
- 너는 사랑을 잘못 배웠다, 김해찬, 35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