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기가 들려주는 이야기
톰 행크스 지음, 부희령 옮김 / 책세상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컴퓨터 자판과 휴대폰의 자판에 익숙한 우리에게
왠지 낯선 타자기 이야기를 들고
나타난 톰 행크스.
배우에서 작가로 변신한 톰 아저씨.
인생이란 무대 위에서 또 다른 배역을
어떻게 소화해내셨을지 궁금함과 기대로 책장을 넘겼다.

소설집에는 모두 17개의 단편소설이 다양한 형식으로 
여러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흥미로운 인물들이 나와 
이야기를 이어간다.
나와 애나가 친구에서 연인 사이가 되었다 3주 만에 다시 친구로 돌아온 이야기,
(나와 애나 그리고 스티브와 엠데시는 이후 다른 단편에서 함께 달 주위를 선회하고 돌아오기도 하고
볼링 천재 스티브가 연속 스트라이크 72번을 달성하고 tv에 출연하기도 한다.)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버질과 버드의 퇴역 후의 이야기,
갑자기 대스타와 영화를 찍고 홍보여행을 다니게 된 신인 배우 로리의 이야기,
행크 피셋 기자가 전하는 동네 소식이라 쓰고 잡담으로 읽는 이야기,
열아홉 번째 생일을 맞은 커크가 당한 신체적 사고 그리고 알게 된 아버지의 외도,
이혼하고 세 아이들과 그린스트리트로 이사 간 베티가 만난 이웃 사람들 이야기,
지방에서 뉴욕으로 대배우의 꿈을 안고 올라온 수 글립의 성공담,
부모가 이혼해 아빠와 살고 있는 10살 생일을 코 앞에 둔 케니가 엄마와 엄마의 새 남자친구와 보낸 특별한 주말 이야기,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운명처럼 타자기를 만나 글을 쓰게 된 그녀의 이야기,
대부자인 버트가 1939년으로 떠난 시간여행 이야기,
올림포스 그룹의 보스인 에프엑스알이 태양에너지 집열소를 사들이기 위해
프리지아라는 작은 도시의 모텔 올림포스에 묵은 이야기,
베렝게리아호에 친구를 숨긴 채 미국으로 건너온 기구한 운명의 불가리아인 아산의 이야기까지
정말 이야기 하나 하나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어떤 이야기는 마음이 숙연해지기도 하고,
어떤 이야기는 씁쓸한 웃음이 나기도 하고,
어떤 이야기는 톰 아저씨의 전문적인 지식에 놀라기도 하고,
어떤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결말에 당혹스럽기도 하고,
어떤 이야기는 마음을 건드리는 감동을 주기도 하고,
어떤 이야기는 피식하고 웃음이 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톰 아저씨가 연기를 할 때 주는 다양한 기분과 감동을
글 속의 화자들을 통해 보고 있는 느낌이었다.

이 각기 다른 이야기들 속 공통 분모인 타자기.
과연 이 타자기가 의미하는 것은 뭘까?
이 책을 읽고 나면 대체 타자기의 어떤 점이 마음을 끌었을까란 의문이 들어
어느새 인터넷 검색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어쩌면 단서가 될 수도 있는 소설 속 한 구절.
"당신은 변하지 않는 영원한 것을 찾고 있는 거군요."(283쪽)
아마 톰 아저씨는 타자기를 통해 그것을 찾은 것 같다.

하얀 종이 위에 자음 하나, 모음 하나 하나를 쳐서 단어를 만들고,
문장을 연결하고, 단락을 모으고, 한 편의 글을 완성해 나가는 시간을 
거의 매일 같이 3년 넘게 보내고 이 소설집을 내게 되었다는데 
그래서인지 책의 두께도 상당하다.
하루 하루 쌓아온 글 쓰는 시간들이 만들어낸 이야기들이기에
첫 소설집임에도 그에게 작가라는 호칭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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