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안녕달 지음 / 창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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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가장 먼저 하고픈 말.
'나'와 '너'가 만나 서로에게 건네는 바로 그 첫 마디.

첫번째 안녕!
엄마가 그것도 소시지 엄마가 아가를 낳는다.
엄마와 아가는 서로에게 '안녕!'
아가는 쑥쑥 자라 처음으로 바깥 세상으로 나간다.
엄마에게 '안녕!' 잘 다녀오겠다며 말이다.

 

하지만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세상은 안녕하지 못하다.
엄마에게 돌아온 아이는 엄마와 함께 나이 들어 간다.
그러다 이번엔 엄마가 아이에게 마지막 '안녕!'
혼자 남은 소시지 아이 아니 할아버지는 외롭고 허전해
엄마의 빈 자리를 큰 곰돌이 인형으로 채운다.

두번째 안녕!
강아지 한 마리가 있다.
그 누구도 데려가지 않는 버림받고 소외된 존재.
소중한 엄마를 잃은 경험이 있는 소시지 할아버지는
같은 아픔을 다시 겪고 싶지 않아 강아지를 거부하지만
결국 강아지의 안녕을 누구보다 원하는 자신의 마음을 속일 수 없어
강아지와 매일 아침 한 집에서 '안녕' 인사하는 사이가 된다.
달라도 많이 다른 서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기까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기까지
오해에서 이해로 넘어가는 그 시간을 지나면
함께하는 안녕의 감동이 더욱 크다.

 

세번째 안녕!
아무리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는 할아버지를 기다리는 강아지.
기다리다 지친 강아지는 할아버지를 찾아 무작정 집 밖으로 나간다.
강아지는 할아버지를 찾으러 나간 여행에서
폭탄 아이와 불을 만난다.
그렇게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세 존재의 '안녕'
셋은 그렇게 함께 할아버지 집으로 돌아와 함께한다.

 

네번째 안녕!
죽은 이들에게 그들이 살던 별을 보여 주는 일을 해 온 나에게
소시지 할아버지가 찾아 온다.
역시나 소시지 할아버지는 별에 남은 강아지를 본다.
강아지가 폭탄 아이와 불을 만나 셋이 친구가 되는 것을 보고서
조용히 "괜찮아... 이젠 괜찮아..."라는 할아버지.
소시지 할아버지는 나에게 고맙다고 말해준다.
그리고 나와 소시지 할아버지는 함께 하게 된다.

 

안녕달의 <안녕>을 보며
나는 슬픈 눈물과 안녕했고,
재미있는 상상력과 안녕했고,
따뜻하고 보듬어주고픈 캐릭터들과 안녕했다.

많은 기교나 화려하고 다양한 색깔들로 그려진 그림이 아니어서 그랬을까?
같은 반 친구가 그린 만화를 보는 것 같은 친근한 그림체와
그 상상력이 참 따뜻해서 좋았던 그림책 <안녕>
그림만으로도 정말 이야기를 등장 인물들의 마음을 보여줄 수 있다는
그림이 갖고 있는 이야기의 힘, 서사의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안녕>
이런 그림책이, 이런 작가가 있어서
참 고맙다.

우리 모두가
'안녕'과 '안녕' 사이에서
서로의 안녕을 바라며 살아간다는 평범하고도 따뜻한 진실을
'안녕'을 말하는 그 진심을 다시 한 번 자세히 들여다보게 해 주는
안녕달의 <안녕>을 보고나면
당신도 사랑하는 모두에게, 소중한 무엇인가에게
안녕을 전하고 싶어질 것이다.

지금 건네는 이 마지막 안녕은
당신의 안녕을 바라는 나의 주문이 걸린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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