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순간이 너였다 - 반짝반짝 빛나던 우리의 밤을, 꿈을, 사랑을 이야기하다
하태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 삶의 순간, 순간들을 바라보니
어쩌면 그 순간들은 두 가지로 이야기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너를 만나기 전과 너를 만난 후.
또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순간과 사랑하지 않는 순간.
모든 순간이 당신일 때와 당신이 아닐 때.

한 때 나의 모든 순간이었던 너를 떠올려 보기도 하고,
지금 나의 모든 순간인 당신을 바라보기도 하며,
'하태완'의 '모든 순간이 너였다'를 읽었다.

사랑을 한다는 것은
누군가의 마음에 내 삶을 새기는 일이다.
그렇게 새겨진 내 삶은 곧 그 사람의 삶이 되고
머지않아 서로가 서로에게 꼭 필요한 세상이 된다.
이렇듯 사랑은 가장 위험한 시도이면서
동시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기도 한 것.

- 사랑을 하려거든, 156p

엄마가 되기 전의 나였다면
사랑의 대상으로 이성인 타인을 떠올리며 읽는데 그쳤겠지만,
엄마가 되고 나니
그 대상으로 언제나 내 아이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내가 사랑하는 내 사람, 우리 신랑의 마음에도
그리고 내 아이의 마음에도 나는 내 삶을 새기고 있다.
그리고 그들도 마찬가지.
우리는 서로의 마음에 서로의 삶을 새기고 있다.
서로의 세상이 되고, 서로의 전부가 되고 있다.
우리의 사랑은 마음에 새기는 것이기에
새길 때 아픔을 동반하고, 새기고 난 후에는 바꾸거나 지울 수도 없다.
그렇게 세상이 완성되어 간다.
그래서 저자는 사랑이 위험한 시도이며
동시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라 했나 보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또 누군가의 사랑이 되는 것만큼
황홀하고 기적에 가까이 닿아 있는 일은 없으니,
부디, 그 마음 그대로 간직하며
계속해서 서로의 세상이 되어주기를.

- 사랑을 하려거든, 157p -


어느 순간
'모든 순간이 너였다'가
'모든 순간이 너를 사랑하는 나였다'로 읽힌다.
동시에 '모든 순간이 너를 사랑하는 나'로 치환되면서,
결국엔 '나'로 수렴된다.
내가 포함된 세상이 존재한다는 사실.
신랑과 내 아이들의 세상에 내가 있다.
그리고 내 세상에 그들이 존재한다.

사랑의 존재가 그저 막연하기만 했던 어린시절.
지금은 너무나 익숙한 내 사랑과 내 세상에서 살아가느라
잊고 있었던 서툴고 설익었던 그 사랑들을 추억하게 해주었다.
그래서 지금의 따뜻한 봄기운을 닮은 내 사랑과 세상이
한없이 고맙고 어여뻐졌다.

봄이야.
사소한 것들을 사랑할 줄 아는,
곁에 머무르는 당연함을 사랑할 줄 아는,
잊혀가는 모든 것들을 사랑할 줄 아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드는 계절.

내가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그런 사랑 같은 계절.
봄이야.

- 어느 봄날의 산책, 39p -

모든 순간이 봄인 누군가에게는
설렘과 기대를
혹은 봄이었던 당신에게는
위로와 공감을
건네는
봄의 다정함을 닮은 참 예쁜 책.
'모든 순간이 너였다'

눈은 스르륵 감기고,
코는 봄꽃 냄새를 들이쉬고,
두 볼은 발그레해지고,
입으로는 노래가 흥얼거려지고,
가슴은 말랑말랑해지는
봄을 품고 온 책.
'모든 순간이 너였다'

"내 사랑, 지금의 나는 당신으로 모든 순간을 살고 있고,
아가야, 너로 모든 순간을 살고 있단다."
오늘은 고백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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