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마켓 - 네 번의 금융위기에서 발견한 부의 기회
러셀 내피어 지음, 권성희 옮김, 송선재(와이민)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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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마켓>은 "대대적인 CAPEX사이클이 온다"는 제목으로 인터뷰를 했던 러셀 내피어의 대표 저서이다. 그는 <월스트리트저널>에 보도된 기사 7만 건을 분석해 미국 증시 역사에서 가장 심각했던 네 번의 침체장의 바닥(1921년 8월, 1932년 7월, 1949년 6월, 1982년 8월) 일 때의 시장의 모습을 책에 담아냈다.



이 책의 핵심 결론은 저자가 서문에서 밝혔듯이 물가수준을 대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주식 밸류에이션의 변화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낮은 인플레이션과 꾸준한 경제성장의 조합은 기업 이익의 증가를 가져오고, 이는 주식의 밸류에이션을 높인다. 미국 시장으로 보면 2009년부터 2021년까지의 NASDAQ시장이 그랬다.


하지만 지금의 미국 시장은 저자의 의견대로라면 2022년의 침체장을 겪었음에도 여전히 매우 고평가되어 있다. 또한 미국 시장의 침체장의 역사를 고려해봤을 때 미국 주식의 밸류에이션은 단기간에 폭락하는 사례(예시: 1929~1932 대공황)와 달리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하락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버블이 터지는 것이 급격한 주가 하락을 뜻한다면, 버블은 터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1901년부터 1921년까지, 1966년부터 1982년까지의 미국 주식 시장을 보면 알 수 있다. 이 때 미국 주식의 가치는 장기간 하락했는데, 1921년과 1982년에 시장의 장기 하락세가 마지막에는 디플레이션의 충격으로 끝났음에도 두 차례 모두 인플레이션과 금리가 놀랍도록 높았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2023년 현재, 높은 인플레이션과 CPI가 각국의 입장에서 결코 나쁜 현상은 아니다. 막대한 부채비율을 인플레이션으로 점차 태워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화폐의 가치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매년 복리로 낮아지지만 부채의 가치 또한 마찬가지로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때 금리는 인플레이션보다 낮게 유지되는 경향이 있는데, 정부, 기관 등의 매수 주체는 인플레이션율보다 낮은 수익률(금리)의 국채를 사도록 강요받기 때문에 포트폴리오에서 무언가를 팔아서 그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보통 그 무언가는 주식이 된다. 결국 인플레이션에 따라 기업의 이익이 늘어도 기관들이 주식을 매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면서 주가는 정체되고, 이 과정은 주식의 밸류에이션을 낮추게 된다. 이것이 폭락이 없는 장기간의 침체장이 발생하는 원리다.

미국 주식의 밸류에이션이 장기간 하락했던 침체장의 교훈은 고평가된 주식은 인플레이션의 피해로부터 자산 가치를 지켜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2023년의 지금, 미국 주식은 마찬가지로 고평가 되어 있다. 우리는 미국 시장에서 짧고 강력한 디플레이션 쇼크 대신 길고 느린 인플레이션 침체장이 진행되는 모습을 보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강력한 디플레이션 쇼크는 인플레이션 침체장의 가장 마지막에 나타나며 침체장이 마무리될 것이다.



헨리 포드(Henry Ford)는 "역사는 많든 적든 어느 정도는 헛소리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이 말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왜냐하면 반 세기 전 '시장은 효율적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반영하고 있다'는 '효율적 시장 가설'이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미래의 주식 시장을 예측하는 데 있어서 과거의 역사를 참고할 필요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효율적 시장 가설'의 포트폴리오 상품의 결과는 1987년의 블랙 먼데이(Black Monday)였다. 결국 완전한 이론은 없기 때문에 저자는 금융 시장의 역사를 공부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침체장이 막 강세장으로 바뀌는 순간을 판단하는 데 있어서 효과적인 여러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p108

1922~1926년까지 평균 기업이익을 기준으로 계산해도 상장기업의 이익은 1881년보다 130% 늘어나는 데 그친다. 같은 기간 동안 미국의 명목 GDP는 732% 늘었고 실질 GDP는 435% 증가했다. 결론적으로 이익 변동성이 매우 큰 이 기간 동안 이익증가율을 계산할 때 기준이 되는 이익을 잘못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 해도 1881년부터 1921년까지 상장 기업의 이익이 전반적인 경제 성장만큼 따라오지 못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p126

당시 가격안정세를 경기바닥의 신호로 믿었던 전문가들은 가격이 내려가자 수요가 늘기 시작했다는 점을 근거로 경기바닥을 확신했다. 특히 경기 사이클에서 매우 중요한 자동차산업은 1921년 초여름부터 가격 인하에 반응해 수요가 점점 더 개선되는 조짐이 나타났다. 다른 산업에서도 이와 비슷한 징후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p134

Fed가 1921년 5월에 재할인율을 인하하면서 통화정책을 완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첫 신호가 나타났다. 당시 지급준비율은 1918년 8월 이후 최고 수준인 56.4%로 올라 있었다. Fed의 이 같은 공식적인 금리인하는 주식시장이 바닥을 치기 3개월 전에 이뤄졌다. 이때부터 증시가 바닥을 칠 때까지 3개월간 다우존스 지수는 20% 하락했다.

→ 공식적인 금리인하가 최적의 투자 타이밍은 아니지만(금리인하가 증시바닥보다 3개월 정도 앞서는 경향이 있다) 10~20% 추가 하락이라면 감수할 정도는 된다. 공식적은 금리인하가 이루어지면 일단 진입하는 게 좋다. 2020년 코로나 바닥 때를 생각해보면 3개월 뒤에 진입했다면 이미 많이 반등해있던 시점이다.

침체장 막바지에는 호재가 나타나도 아무런 주목을 받지 못한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점차 악재에서 호재로 바뀌면 강세장으로 변한다는 사실도 뚜렷해진다.

p157

공매도할 수 있는 주식의 공급이 줄면 주식을 빌리는 데 드는 비용이 올라가며, 이는 공매도 세력의 무기가 거의 소진됐다는 증거가 된다.

p159

1921년에 낙관론자들은 주식시장의 반등을 시사하는 주요 기술적 요인들과 가치에 비해 너무 저렴한 주가에 초점을 맞췄다. 당장의 이익 전망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었다. 실제로 주식시장은 1921년 8월에 바닥을 쳤지만 기업의 이익은 이때부터 1921년 12월 최저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37%가 더 감소했다. 기업의 이익이 회복되는 시기는 주가의 회복보다 상당히 늦게 찾아온다.

→주식 시장의 바닥은 기업 실적의 바닥보다 먼저 찾아온다.




p174

1929~1932년의 침체장은 20세기 여타 세 번의 큰 침체장과는 다른 몇 가지 특징들을 보여준다. 이 시기는 침체장의 전형처럼 자주 인용되지만, 이 시기의 침체장은 보편적인 침체장이라기보다 오히려 예외에 가깝다. 따라서 이 시기의 침체장에 너무 집중하다 보면 오히려 투자자들을 잘못된 길로 이끌 수 있다.

→ 대공황은 전형적인 침체장으로 보기 어렵다. 대공황은 디플레이션 쇼크에 의한 급격한 하락장으로 봐야 한다.

p232

1932년은 20세기 들어 나타났던 다른 큰 침체장 바닥과 여러 가지 측면에서 달랐다. 가장 중요한 차이점은 증시가 고평가된 상태에서 저평가 상태로 내려갈 때까지 걸린 시간이었다. → 주가 바닥까지 매우 짧은 시간 동안 내려갔음.

p233

다른 침체장은 증시가 서서히 달아올라 정점을 친 뒤에 밸류에이션이 느리게 떨어지다 결정적인 급락세를 맞는 형태로 나타났다.

p240

→1921년의 예처럼 10년 이상에 걸쳐서 서서히 고평가에서 저평가 상태로 내려가는 침체장이 훨씬 더 보편적이다. 1929~1932년처럼 단 3년간의 폭락으로 주가가 비싼 수준에서 매우 싼 상태로 떨어지는 침체장은 매우 예외적일 뿐이다.

p259

1921년처럼 1932년 침체장 바닥도 악재가 압도적으로 많아졌다는 점이 아니라 투자자들이 호재가 나와도 별 반응을 하지 않고 무시했다는 점이 특징이었다.

→ 증시 바닥에서 시장은 외면받는다.

p287

주가가 떨어질 때 거래량이 줄고 주가가 오를 때 거래량이 늘어나면 긍정적인 신호로 여겨지는데 1921년과 마찬가지로 1932년에도 6월 초부터 이 같은 현상이 뚜렷해졌다. 주가가 떨어질 때 거래량이 준다는 것은 주식을 청산할 준비가 되어 있는 투자자들이 줄었다는 의미다. 주가가 오를 때 거래량이 느는 것은 이른바 '대규모의 건설적인 투자자'들이 시장에 들어오고 있다는 뜻이다.

→ 코스톨라니가 말한 '소신파 투자자'는 바닥에서 주식을 매수하는 대규모의 건설적인 투자자들이다.

p288

다시 한번 침체장의 마지막 급락은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상태에서 일어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거래량은 침체장이 끝나고 첫 반등이 이뤄진 이후에야 늘어난다. 이는 1921년에도 뚜렷하게 나타났던 현상이다. 거래량이 크게 늘어난 상태에서 투자자들의 항복이 나온다는 널리 알려진 믿음보다 거래량이 줄어든 상태에서 주가가 급락하는 것이 침체장 바닥을 더 잘 나타낸다.

p289

증시가 강세로 돌아섰다는 신호로 기업들의 이익이 회복되기를 기다렸던 투자자라면 1932년 7월 바닥을 놓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코울스 재단에 따르면, S&P500 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은 1932년 12월에 실적이 바닥을 쳤다. 기업들의 분기 실적은 한 분기 가량 늦게 발표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시 투자자들이 실적 개선을 알게 된 것은 1933년 2분기 어느 때였을 것이다.

기회의 순간은 증명할 수 없고, 증명의 순간에 기회는 없다.

p304

물가가 떨어지는 경기침체에서 특이한 현상이 나타났다. 미국 국채 가격이 하락한 것이다.

p311

국채는 1932년 1월에 바닥을 쳤지만 회사채는 주식시장이 바닥을 치기 5주일 전인 6월 1일에 최저점을 찍었다.




p379

다우존스 지수는 1949년 6월에 바닥을 쳤으나, NBER(전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경기침체는 1949년 10월에 끝났다.

p389~390

1921년이나 1932년과 마찬가지로 호재가 나와도 주식시장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현상이야말로 악재가 늘어나는 것보다 침체장 바닥을 예고하는 더 적절한 신호다.

세 번의 침체장 바닥에서 발견할 수 있는 또 다른 공통점은 전체경제가 위축을 계속하는 동안에도 자동차산업은 확장했다는 점이다.

p408

Fed의 재무상태표는 최적의 주식 매수 시점을 파악하는 데 좋은 지표는 아니다. 하지만 Fed의 정책적 변화는 투자의 호기를 잡아내는 데 시의 적절한 신호를 보내준다. Fed가 1948년 9월에 시작했던 대출관리는 1949년 3월 초에 처음 완화됐다. 이는 Fed가 경기위축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믿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였다.

→중앙은행의 정책 변화로 투자 시점을 찾아라.

p408~409

통화정책이 처음으로 완화 조짐을 보였던 1949년 3월에 주식을 샀던 추자자들이라면 6월 13일 증시 바닥 때까지 다우존스 지수가 10% 추가 하락하는 것을 감내해야 했을 것이다.

→ 공식적인 금리인하, 통화정책 완화가 이뤄지면 일단 진입한다. 10~20%의 하락은 감내한다.

p424~425

이미 1939년에 주시시장의 Q비율(기업의 시장가치/기업의 자산가치)은 역사상 기하학적 평균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주식이 1939년부터 1949년까지 적정가치 아래에서 거래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침체장 바닥을 찾으려면 주가가 적정가치 아래로 떨어졌는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너무 일찍 주식을 매수해 주가가 싼 수준에서 더 싼 수준으로 떨어지는 경험을 하지 않으려면 침체장 바닥을 나타내는 다른 요인들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 한국 시장에서 많이 겪는 일이다. 그래서 더욱 매크로를 잘 살펴봐야 한다.

p426

1921년과 1932년, 1949년 침체장 바닥에서 공히 공매도잔량이 많은 상황에서 증시가 악재에 둔감한 모습을 보이면 긍정적인 신호였다.

p429

1949년에도 침체장이 끝나고 있다는 중요한 신호로 장기적인 관점을 지닌 건설적인 큰손들의 등장이 거론됐다. 기관투자가와 투자 경험이 많은 부자들이 주식을 사모으기 시작하면 서서히 주주의 숫자가 줄면서 주식 소유의 분산 정도가 낮아졌다.

→주주의 숫자가 줄면 주식은 바닥에 가까워지고 주주의 숫자가 늘면 주식은 천정에 가까워진다.

p436

1949년에는 상승세를 시작한 투자자산의 순서가 과거와 달랐지만 이는 진행 후 이례적인 상황에서 벌어진 특이한 경우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1921년과 1932년처럼 국채 가격이 가장 먼저 안정된 뒤 그 다음에 회사채가, 마지막으로 주식이 바닥을 치고 상승세로 전환하는 것이 좀 더 정상적인 순서로 보인다.

국채 가격 바닥 > 회사채 가격 바닥 > 주식 가격 바닥



p491

→ Q비율이 내려가는 것을 잘 관찰하자.

p493

이처럼 급격한 주가 폭락을 제외하면 증시가 고평가에서 저평가 영역으로 이동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대략 14년이라는 것이 역사의 가르침이다.

p494

분명한 것은 증시의 움직임은 경기보다 보통 6~9개월 선행한다는 투자자들 사이이 유명한 믿음은 사실이 아니란 점이다.

→ 지난 20세기 가장 저평가됐던 네 번의 침체장 바닥에서는 이 믿음은 맞지 않았다. 이건 더 생각해 볼 문제다.

p502

1921년과 1932년, 1949년처럼 다시 한 번 침체장 바닥은 호재가 고갈돼 비관론이 팽배할 때가 아니라 주식시장이 외면하는 가운데 호재가 늘어날 때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네 번의 침체장 바닥을 모두 분석해 보면 자동차 판매량이 투자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경기 선행지표가 된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 자동차 판매는 매우 중요한 선행지표다.

p508

네 번의 침체장에서 모두 구리 가격은 증시보다 앞서거나 또는 증시와 비슷한 시기에 반등을 시작했다. 이 원칙은 심지어 구리를 비롯한 상품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발할 수도 있었던 1982년에도 유효했다. 따라서 상품가격의 안정은 침체장이 바닥에 도달했음을 알리는 좋은 지표이며 구리 가격안정은 전반적인 상품가격의 안정이 임박했음을 예고하는 최고의 선행지표라 할 수 있다.

→ 구리 가격은 최고의 선행지표다.

p509

<WSJ>를 보면 1921년과 1932년, 1949년 침체장 바닥 때 재고 수준이 낮아지면 낙관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1982년에도 재고가 1분기에 제2차 세계대전 말 이후 실질 기준으로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비슷한 상황이 나타났다.

→재고가 낮아지면 저점에 근접한다.

p521

→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의 완화는 최고의 신호다.

p526~527

1929년 11월과 1980년 5월의 예외적인 사건을 경계하되, 금리가 처음으로 인하되며 Fed가 인플레이션을 잡는 데 성공했다는 신호가 나오면 주식을 매수할 준비를 하라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금리인하가 이루어지면 달려들 준비하자.

p527

침체장 바닥에서는 낙관론자들의 씨가 마른다는 신화가 있다. 하지만 1982년 침체장 바닥에서도 낙관론자들은 전혀 사라지지 않았다.

→낙관론자들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면 주식을 매수할 수 없다. 낙관론자들은 언제 어디서나 있기 때문이다.

p535

1982년에도 침체장은 거래량이 크게 늘어나며 주가가 폭락하는 투매의 과정 없이 바닥에 도달했다.


호재와 악재가 뒤섞여 있고, 수많은 잡음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침체장이 강세장으로 바뀌는 여러 신호들을 알고 있다면 '베어마켓'은 오히려 최고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러셀 내피어의 <베어마켓>은 우리에게 도약의 기회를 제공해주는 최고의 슬링-샷(Sling-shot)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본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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