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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겠지만 - 월급사실주의 2026 ㅣ 월급사실주의
강보라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월급 사실주의라는 부제가 붙을 만큼 이 책은 직장인의 애환과 슬픔을 담고 있는 책이다.
여러 작가들의 이야기가 단편으로 실려 있고 금방 후루룩 읽힐 만큼 와닿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그렇지만 힘없는 을이라고 처지가 다 같진 않죠. 돈 받고 복직한 기자들은 최소한 저보다 나은 상황 아닌가요?
기자로 근무하던 출판사가 경영 악화로 문을 닫았지만 대표가 다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다시 운영을 하기로 결정하면서 퇴사했던 직원들을 복직시켜 주었다고 하는데 주인공만 부름을 받지 못했다.
돈을 받고 복직한 다른 기자들을 보며 "최소한 저보다 나은 상황이 아니냐"라고 반문하는 주인공의 말에는 깊은 박탈감과 쓸쓸함이 묻어난다.
주인공은 다른 업체들의 미수금이며 다른 동기며 후배들의 금전적인 부분을 다 받아주고 대표에게 요청을 하며 미운 털이 박힌 상황이었기 때문에 더 부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같이 근무했던 후배에게 서운함을 느끼게 된다. 주인공은 프리랜서 형식으로 근무를 했는데 근무태만 등으로 사업주는 남은 급여도 퇴직금도 안 주려 했다. 그나마 후배가 회사 PC 로그인 자료를 넘겨주어 증거자료가 생겼지만 그래서 이 후배는 대표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했다.
결국 이 이야기는 노동 현장에서 약자들이 서로 연대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와 그리고 악덕 고용주가 어떻게 약자들의 분열을 이용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이야기였다. 다행히 주인공은 오랜 시간 끝에 밀린 임금을 받아냈지만 상처 입은 약자들이 끝내 서로를 기쁘게 응원하는 사이로 남았을지는 여전히 씁쓸한 의문으로 남는 먹먹한 이야기였다.

이것 봐요. 난 당신과 달라요. 이것 봐요. 난 비싼 인간이에요. 당신이 함부로로 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요. 난 싸구려 가방은 들지 않아요.
정부 지원 사업에 제안서를 발표하러 가는 주인공이 후즐근한 에코백을 들고 나서자 선배가 에코백을 탈탈 털어서 내용물을 다 꺼내고 본인의 구찌 가방에 담아서 이걸 들고가라고 건네준다.
선배가 동의도 구하지 않고 가방을 탈탈 털어 내용물을 꺼낸 행위는 주인공의 프라이버시와 인격을 순간적으로 지워버린 것과 다름없었다. 네 에코백은 이 중요한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라는 시각적 선언은 주인공에게 깊은 모멸감과 위축감을 주었을 것입니다.
겉모습으로 사람과 기업을 평가하는 사회적 편견, 그리고 성공을 위해서라면 과정의 무례함쯤은 '이해'라는 이름으로 삼켜야 하는 직장인의 현실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먹먹한 이야기였다.

이외에도 이 책은 월급 사실주의라는 부제에 맞게 직장인들의 삶을 미화나 과장 없이 현미경처럼 들여다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단편들이 실려 있다.
읽고 나면 직장생활에 재미까지 바라는 것이 욕심인 것처럼 슬픔이나 먹먹함이 느껴졌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만날 수 있는 사람들, 상황들 등등 여과 없는 이야기들에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 하는 공감도 할 수 있었고 역시나 직장이라는 곳이 재미까지 바라는 게 욕심이구나? 이런 생각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를 포함하여 모든 직장인이 일터에서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조금은 재미를 찾으며 일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해 본다.
#월급사실주의 #매일의근로 #직장생활 #재미까지바라는건욕심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