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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쩌다 그만두지 않았을까
정옥희 지음, 강한 그림 / 엘도라도 / 2021년 5월

쉽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가 좋다. 따뜻한 삽화가 들어있는 책이라면 더 좋다. 이 책은 어릴때부터 발레를 전공한 저자가 오랜시간 발레를 하며 겪었던 일들과 자신이 느꼈던 감정들을 진솔하게 풀어놓은, 쉽게 읽히지만 편안하고 공감되고 따뜻한 책이었다. 발레라는 춤이 생소한 나에게 발레에 대한 흥미를 가져다 준 책이기도 하다.

솔직 담백한 저자의 문체가 마음에 들었다. 모든 것이 다 그렇겠지만, 흔히들 가지고 있는 발레리나 하면 떠오르는 아름다운 것들과는 거리가 먼 솔직담백한 발레의 이야기를 엿볼 수 있어 좋았다. 특히 잘할 수 있는일과 잘 하고 싶은 일 사이의 간극에 대한 부분이 많이 공감되고 기억에 남았다.

나에게 발레리나의 발레슈즈 같은 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보는 시간도 가져보았다. 발레리나들도 결국 외적인 부분 때문에 차별을 겪고 더 치열할 수 밖에 없다는 부분에서는 너무 안타까웠다. 요즘 실용무용과 관련된 곳에서 일을 하면서 발레 수업을 듣는 학생들을 자주 접하게 되는데, 그 친구들의 얼굴도 어렴풋이 떠올랐다.

책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삽화들이 너무 내 취향이었다. 책의 그림은 '강한' 작가가 그렸다. 작가님의 이름을 기억해 두었다가, 시간이 되면 강한 작가의 다른 그림들도 찾아 보아야 겠다.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면서 현장에서 배우는 것이 너무나도 중요한 무용 전공생들이 온라인을 통해 춤을 배우는 것을 보고 많이 안타까웠다.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교직원은 교직원들대로 고충이 많은 요즘이다. 모쪼록 우리 학생들이 앞으로도 치열하게 생각하고 춤을 추면서 큰 무대에서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