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욱의 과학 에세이 - 과학, 인간과 사회를 말하다
홍성욱 지음 / 동아시아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홍성욱의 과학에세이: 과학, 인간과 사회를 말하다>>


이 책을 추천합니다: 과학에 무지한 인문학도들 혹은 일반인! 과학이 사회적으로 우리 생활에 얼마만큼 깊이 파고들어 있는지 느끼지 못하고 있거나, 과학이 인문학 혹은 사회과학과 별개로 발전해왔다고 생각하는 분들! 혹은 아인슈타인의 창의력의 비결이 궁금한 부모님들?!


1. 첫 장을 넘기며: 과학에 대한 두려움 혹은 맹신


과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은 ‘과학’이라는 낱말에 대체로 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 그 하나는 두려움이고, 또 다른 하나는 맹신이다. 이는 전적으로 본인의 경험담을 근거로 하고 있기 때문에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을 것 같지만, 어찌 되었든 내게 있어서 ‘과학’은 미지의 영역이었다. 그렇기에 과학에 무지하다는 사실에서 기인하는 ‘공포’의 감정, 그리고 소위 과학자들이 발표하는 새로운 발견들에 대한 ‘맹신’이 뒤엉켜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자동차 하나도 온갖 과학 원리에 기반한 기술력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현대 사회에서 과학은 우리가 인식하는 것보다 오히려 더 많은 부분 인간 사회를 지탱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특히 인간복제나 핵공학의 경우 단순히 과학 분야의 연구를 넘어서 윤리적인 문제로서 거론되는 것을 볼 때, 과학이라는 학문이 실험실에서 연구되는 것 이상으로 사회적으로도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2. 과학에서의 창의성


저자는 아인슈타인의 예를 들면서 그가 철학, 수학, 물리학을 넘나들며 ‘잡종’적으로 학문을 섭취하였으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그룹과 교류하면서 폭넓은 사고를 했기 때문에 특수 상대성이론이 나올 수 있었다고 말한다. 또한 핵폭탄이나 레이저 무기가 문학적 상상력에서 자극을 받아 개발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래드랩’이라고 하는 미국의 레이더 연구소는 이러한 학문간 연구의 중요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여기에는 수많은 영역의 과학자들 그룹은 물론이고 경제학자, 통계학자, 음악가까지 총동원되었는데, 연구원들은 각자 자기 분야에만 매몰되어 있던 시각에서 벗어나 타 학문과의 교류를 통해서 새로운 사고를 할 수 있는 자극을 받았다고 한다. 이와 같이 인류의 발전에 큰 공헌을 하고 지금까지 거론되는 과학자들의 대부분은 소위 ‘정상 과학’이라고 하는 체계화된 과학 교육 내에서가 아닌, 타 학문과의 경계 속에서 배출되었다고 할 때, 과학 발전을 위해서는 학문간 교류가 중요함을 느끼게 해준다.


3. 과학과 가치판단의 문제

아무리 과학이 창의적인 과학자들에 의해서 발전한다고 해도 그로 인한 사회적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다. 저자는 황우섭 사태, 대운하, 광우병 논란 등 과학에서 비롯한 혹은 관련된 사회문제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현대시대를 펀토위츠와 라베츠가 말한 ‘탈정상과학’시대라고 말한다. 특히 광우병 논란의 원인은 ‘감정적이다’ ‘과학에 무지하다’고 국민을 매도하기만 할 뿐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서 의견을 수렴하거나 전문 연구를 통해 이해시키지 못한 정부와 전문가들에 있다고 말한다. 즉, ‘정상과학’의 언어와 습관으로는 현대 사회의 민주적 움직임을 포함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아울러 과학의 가치중립의 문제에 있어서도 자연과학 분야의 지식 생산이 겪는 변화를 제 1양식에서 2양식으로 규정한 기번스를 인용하면서, 과학이 사회에 유용하며 사회적 책무를 가지고 인류 사회 속에서 함의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과학기술 시대의 윤리> 장은 과학의 사회성에 대해 저자의 깊은 고민과 설득력 있는 논의라 생각된다.


4. 책을 덮으며


저자의 논의는 ‘고전물리학’도 모르는 우리 일반인들이 좇아가기에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책에서 거론되는 과학자들이나 개념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을 하고 있기 때문에 결코 불친절한 저자라고 볼 수 없다. 또한 본인도 스스로 이야기하듯이 이 책은 과학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인간사회와의 공통분모를 인지시키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성공적이라 하겠다. 과학과 사회의 발전적 공존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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