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학교를 부탁해 - 학교에서 스쿨처치를 세워 가는 10대들의 이야기
나도움.이정현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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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현재 일하고 있는 곳은 기독교 대안학교이다. 별도로 학교에 교회를 만들지 않아도 매주 몇 번의 예배와 신앙 수업, 말씀 나눔의 시간이 있다. 학생들은 자의든 타의든 이 학교에 입학한 이상 이 모든 신앙 활동에 참여해야 한다. 물론 이러한 신앙 활동들이 학생들이 하나님을 만나고 더욱 깊은 교제를 가질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고 있지만, '이미 차려져 있는 것'을 수동적으로 받아 들이는 것에 익숙해 져서 신앙적 자발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인상을 받을 때가 많다. 어떻게 하면 스스로 신앙적 자립을 해 갈 수 있도록 신앙교육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계속해 오던 중,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학교에서 '자발적으로' 예배를 시작하는 학생들. 길이 없는 곳에 길을 만들려 용기를 내는 젊은 크리스찬들의 모습이 너무나도 멋지고 대견해 보인다. 동시에 그들의 용기있는 발걸음은, 청소년들이 많은 곳을 찾아가겠다고 기독교 대안학교를 일부러 찾아 온 이 어른에게도 너무나 큰 도전을 주었다. 마치 학생들 안에 신앙의 불씨가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외침을 들려주는 듯 했다.


책을 읽고 난 후, 우리 학교의 아이들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잘 차려진 예배, 신앙 커리큘럼에 수동적으로 참여하는 아이들이 아니라, 언제든 기회와 상황이 허락한다면 자신의 신앙을 맘껏 표현할 불씨를 가진 존재들로 보이기 시작했다.


문제는 '나'이다. 돌아보니, 학생들에게 일방통행으로 복음을 쏟아 부었던 것 같다. 그것이 흘러갈 수 있는 기회, 곳곳에 숨어있는 또래 크리스찬들과의 교류할 수 있는 기회 등 학생들이 스스로 자립하도록 돕는 장을 마련하는 것에는 많이 신경을 쓰지 못했다. 그러고선 너무 섣불리 판단해 버린 것이다. 이들이 배가 불렀다고...


우리 학생들을 곳곳에 스쿨처치를 세우는 숨은 고수들, 찐 크리스찬들과 만나게 해 주고 싶다는 간절히 들었다. 그리고 그들의 네트워크가 점점 커져서 다음 세대는 그들이 책임질 수 있도록, 건강하게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다. 이제 책을 통해 받은 새로운 도전과 관점으로 즐거운 고민을 해 보아야 겠다. 우리 학생들 안의 가능성이 잘 발현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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