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꾼
한스 팔라다 지음, 염정용 옮김 / 로그아웃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술꾼 / 한스 팔라다 지음>

 

흔히들 사람이 동물과 다른 점은 생각과 이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하지만...

술로 인하여 인생이 망가져버린 한 남자(에르빈 좀머)의 이야기 <술꾼>을 지켜보면서

인간이 이성과 자제력을 잃으면 얼마나 나약해지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사업부진과 아내에 대한 자격지심,열등의식 등이 내재되어 찾아온 슬럼프를 우연히 술 한 모금으로

모든 근심과 슬픔 고뇌를 덮어주는 듯한 망각의 유혹에서 점점 헤어 나오지 못하고 술꾼이 되고 마는 에르빈 좀머..

 

술의 환각에 빠져든 주인공은 일상생활에 각종 사건과 사기,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끊임없이 자기합리화를 하며 이성적인 판단을 못하며 알코올에 기대는 악순환의 연속이 되고 마는데..

이러한 술의 유혹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한 인간의 모습은 너무나 바보스럽고 딱하기 그지없다.

 

결국 자신의 삶을 제어하지 못한 좀머는 교도소와 정신병자 수용소를 전전하며 비참한 생활을 하게 되고

그래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바깥세상의 자유를 꿈꾸지만 부인에게 버림받고 처참한 삶을 마감할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안타까운 점은 술을 입에 대지 않고 생활하였던(온전한 이성과 생각으로 돌아왔을 때)

​교도소와 정신병자 수용소에서의 주인공의 삶의 모습이다.

즉 제정신을 갖은 인간이 그 비참하고 사람임을 포기하지 않고는 견뎌내기 어려울 듯싶은

감호시설의 처참한 밑바닥 생활과 같은 처지의 수용자들의 암울한 삶의 모습들이 슬프고 충격적이다.

 

이러한 주인공의 처절한 삶의 과정이 더욱 생생하게 느껴지는 건 저자인 한스 팔라다의 자전적 소설이기 때문인데

술꾼의 내면 ​심리와 그로 인해 맞이하는 불행한 상황 등이 경험에 의해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어

책을 읽는 내내 그 처절함이 더 실감 나게 와 닿았다.

 

생각해보면 술의 유혹에 빠졌던 건 그저 삶의 시름을(근심과 걱정, 분노 등) 잊고 싶었을 뿐이었을 텐데..

결과적으로 화주 한 병의 유혹에 기대는 것을 떨쳐버리지 못한 인간의 나약함이

자신의 삶의 자유를 저당 잡히고 쇠창살이 달린 공간에서 갇혀 치욕스러운 삶의 패배를 맞이하는 에르빈 좀머..

그럼에도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려 애쓰며 마지막 희망인 아내로부터의 구원을 기대하였지만..

(334P – 인간의 내면에서 기대를 완전히 몰아내기란 불가능한 일이어서

나는 죽어가는 사람의 뇌에서 맨 마지막으로 사라지는 것이 희망이라고 믿는다..)

 

.. 마지막 희망을 상실한 주인공의 생각과 심리를 지켜보며 그 절절함에 마음이 아프고 한숨이 나왔다.

아내의 배신으로 이제 좀머는 더 이상 자신에게 외부 자유 세상으로의 희망은 희박함을 깨닫게 되면서..

​그동안 수용소에서 재기를 꿈꾸며 솔 만들기 작업의 절단용 칼을 자신에게 사용하는 것을 상상해보는 좀머..

​“ 훨훨 날아가!.. “ 그렇지만 너무나 겁이 나서…  

  

죽음의 집에서 늙은 영감으로 시름시름 죽어가고 싶지 않고 자신의 선택에 따른 죽음을 맞고 싶었던 좀머의 선택..

아..! 어떻게 병균 덩어리를.. 

그리고 자신이 숨을 거둘 때 그동안 자신이 겪었던 고통을 해소해 줄 화주 한 잔을 꿈꾸는 에르빈 좀머..

​그 비극적인 최후의 모습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 에르빈 좀머의 삶에 있어 재기와 자유의 희망은 그렇게 불가능한 것이었을까..

이러한 상황들이 가혹한 나치체제하였기 때문이었을까..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 현대사회에서 사각지대의 나락으로 떨어진 사람들의 삶의 환경은 이전과 크게 달라졌을까..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낙인찍혀 나라가.. 사회가.. 가족으로부터..

쓸모없이 내다 버리고 싶은 짐짝처럼 취급이 되어버린 듯한 그들의 삶의 모습들.. 

무언가 문제가 풀리지 않는 듯한 답답함과 찹찹한 심정을 느끼며..

 

주인공은 술꾼이 되어 패가망신했지만 세상에 어디 술 뿐이겠는가..

한 모금 술이 술꾼으로.. 간단한 게임이 도박꾼으로.. 마약으로.. 담배로.. 쾌락으로.. 등등

생각해보면 인간의 나약함으로 패가망신하게 하는 요소는 너무나 많은 듯..

‘‘과유불급’이라이라 했듯이.. 우리 모두는 나락으로 떨어진 인간의 삶이 되지 않도록..

항시 자신의 돌아보고 반성하며.. 자기 단도리를 잘하며 살아야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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