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가는 물을 따라 가면
나타나는 알 수 없는 어딘가
순수함과 사랑스러움을 함께 가질 수 있다면

영원한 고결함을 찾을 그날을 기다리며
다시 기다려본다.

내 안에 자리한 사랑과 분노
내면의 어둠의 소리가 울려 퍼질때
순수한 절망을 깊이 느껴본다.
적막 속에서 울리는 많은 소리들
심장이 뛰기 시작한다.
손이 저려온다.

배회하는 사람들은 각자의 원트를 찾아 도망친다.
그들은 도망치지 않는다.
나는 도망치고 싶다
이 삶을 끝내고 싶은 충동이 올라올 때
아직 내가 어린 것이라 다시금 생각한다.
충동에 이끌려 삶을 산다면
순수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것일까

게으름이 삶을 지배할때
나는 게으른 것이 아니라고 소리치고 싶다
넌 대체 무얼 하고 있냐고 정곡을 찌른다.
나는. 말을 더듬는다.
나약한 변명을 내지르고 나는 다시 도망치고 싶다.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무엇을 노력하고 있냐 물어도
나는 입을 꾹 다물고 손을 떨어버린다.
할 말이 없는 자는 용서를 구할 수도 없다.
나에게 용서를 구해보려 한다.
그 누구도 아닌 나에게.

나답게 사는 것은 무엇인가.
다시 반복적인 질문으로 돌아올 뿐이다.
한숨을 깊게 쉬고 다시 눈앞으로 걸어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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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갈수록 굳어가는 생각
그것은 무엇엔가 도달해야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 있는 곳에서 빠져나가야만 한다는 것이었다.

어머니 주위는 온통 사막과 같았다.
아들들이 바로 그 사막이었다.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는 가구들을 모두 팔게 된다.

아무도 이해하지 못할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신은 아시리라 생각하며 아들을 이해했다.
그녀가 하고 있는 것은 이해가 아니었다.
사랑이라 믿었던 것은 사랑이 아니었다.

참을 수 없는 증오와 내면의 디스토피아가 차오른다.
하지만 사랑도 그와 동등하게 차오른다.
사랑과 증오가 함께 차올라 발광한다.
어쩔줄 모르는 발광을 애무로 해소한다.
그렇게 끝없이 차오르다가 타올라 사라져버린다.

남는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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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뇌가 없는 방탕이란 얼마나 행복한가
고뇌뿐인 방탕이란 얼마나 절망스러운가
다만 고뇌뿐인 방탕에는 빛이 있다.
십년을 제대로 된 아침식사를 할 수 없게될 만큼 땅끝까지 파묻혀 내려가도, 고귀함은 남는다.

아아, 고귀함이여
일생을 바쳐 얻을 것이 있다면
그것은 고결함과 자유일 것이다.

나는 귀족이 아니다.
나는 귀족이 될 수 없다.
아니, 나는 귀족이다.
벗어나려해도 어쩔 수 없는 고결한 피를 타고난 것이다.

휴머니티
갈망, 갈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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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카프카 -하 (양장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춘미 옮김 / 문학사상사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세계의 끝
나는 해변의 카프카를 생각한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세계를 생각한다.

다시 세계의 끝
나는 사에키씨를, 나카타 할아버지를, 호시노씨를 생각한다.
누구도 나를 대신할 수 없다.
나는 나일 뿐이다.
내가 짊어진 책임을, 나는 감당하며 살아갈 뿐이다.

다시 나의 세계에서
이것은 새로운 시작이 아니다.
내가 있던 자리에서, 계속해서 걸어갈 뿐이다.
그들을 기억하며
나의 세계는 더욱 공고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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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이 흐르는 것은 모든 것이 바뀌고 있다는 걸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변화로 시작되면 어떤 것들은 다시 보지 못할 수도 있지만, 어떤 것들은 여전히 그대로 남아 있다.
_call me by your 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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