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의 세 번째 법칙 비행청소년 15
설흔 지음 / 풀빛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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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의 세번째 법칙, 제목에서 부터 순정만화같은 느낌이 물씬 풍겼다.

지금은 첫사랑 운운할 때라기 보다는 누군가의 첫사랑 혹은 마지막 사랑에 대해 상담을 해줄 나이!

오랜만에 책으로나마 풋풋한 청춘들의 사랑이야기를 읽어보고 싶었다.


꿈속에서 과거를 오가는 점, 조금은 해석이 어려운 시적 표현들 때문에

책의 내용을 이해하기 힘든 부분들이 있긴 했지만,

첫사랑을 겪고 있는 한 남자의 내면을 표현한 것 만큼은 굿~이라고 할만하다.


나는 감성적이기보단 이성적이고, 사랑에 금방 빠져들지도 않고,

그리고 그렇게 인간관계가 넓지 않아 만나는 사람이 적다보니 당연히 이성을 만날 기회도 적었고..

그렇기 때문에 어릴 때도 항상 친구들의 연애이야기를 들어주고 예의상 맞장구 쳐주고, 가장 이성적이고 보편적인 반응을 보여왔지만,

실제로는 많이 공감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에 많이 피로감을 느꼈던 것도 있는 것 같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젊은 그 시절에만 누릴 수 있던 특혜였는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이 책의 처음은 꽤 인상적이었다.

첫 글을 쓰는 사람에게 첫 문장보다 중요한 건 없다.

첫사랑, 첫키스, 첫여행, 첫이별, 첫후회, 첫울음, 첫재회 따위는 명함도 못 내민다.

첫 삽질이 엇비슷하긴 하다. 첫 문장을 첫 삽질이라고 바꿔부르면 어떨까? 초짜의 글쓰기란 결국 방향성 없는 삽질의 연속이니까...

이 문장을 읽자마자 1인칭 시점으로 주인공이 첫사랑에 실패하고 나서 이 글을 쓰나보다 싶었다.

첫사랑인 줄 몰랐고, 사귄것도 아니지만 지나고 나니 사랑인 그런 상황.


어느날 우연히 횡단보도에서 심부름을 나온 중학생 남자아이(나)는 건너편에 있는 단발머리 여학생(페이)를 우연히 마주친다.

그렇게 지나치고 일주일 후, 엄마를 따라 엄마 친구네 갔는데 그 곳에 페이가 있었다.

알고보니 나의 엄마와 페이의 엄마, 아빠는 같은 대학 같은 과 동창.

그렇게 왕래가 시작된다.

페이의 집에 방문했을 때, 페이의 공부방이자 페이 아빠의 서재에서 우연히 찾아낸 시집의 포스트잇 메모에

'벽', '경', '패'라는 이름?이 쓰여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 추리 끝에 그 세 인물이 나의 엄마, 페이의 엄마, 아빠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책에서는 명확하게 그 관계를 나타내고 있진 않지만

나와 페이의 추측으로 나의 엄마와 페이의 아빠가 사랑하는 사이였고,

이후 헤어진 뒤 페이의 엄마와 아빠가 결혼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와는 또 별개로 주인공이 꿈속에서 조선시대 과거로 돌아가

이용(안평대군)과 운영이라는 이름의 궁녀, 김진사와의 사랑하는 관계에 얽히게 되는 스토리.


이 책을 읽기 전에 생각했던 쉽게 읽히는 순정만화와 같은 소설은 아니었지만

첫사랑을 앓고 있는 한 남자의 내면을 좀 더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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