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사임당
손승휘 지음 / 책이있는마을 / 201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릴 때 읽어본 신사임당을 커서 읽는 느낌은 어떨까 궁금했다. 어릴 때 책에서 본 내용은 가난한 양반이 빌려입은 치마에 포도물이 들어 난감해하자 이를 돕고자 흰 치마에 포도넝쿨을 그렸는데 이 그림을 본 사람들마다 입에 침이 마를 정도로 칭찬을 했다는 것 정도만 기억에 남아있었고, 율곡의 어머니라는 정도만 아는 지금... 익숙하지만 세세히는 잘 기억이 나지는 않는 신사임당을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었다.


어렸을 때는 오로지 신사임당의 일대기 위주의 책이었다면, 이 소설은 신사임당의 어린시절, 결혼해서의 모습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신사임당의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이야기도 꽤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읽다보면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의 성품이 고스란히 신사임당에게 되물림되어 이렇게 훌륭하게 자랄 수 있었던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양반이지만 절대 아랫사람을 하대하지 않고, 왕에게 아첨하는 것이 아니라 굳은 신념을 갖고 바른 말을 하는 할아버지와 아버지, 어머니를 보며 신사임당은 자라났고, 이렇게 훌륭한 부모님이 계셨기에 신사임당이 현명한 어머니, 현모양처의 상으로 오늘날까지 꼽힐 수 있는 것 같다. 한편으로는 아이를 키울 때 가정에서의 교육이 정말 중요하구나 하는 것도 새삼 느끼게 되기도 했다.


당시 남자가 아닌 여자는 큰 일을 할 수 없다는 시대적 현실때문에 뛰어난 재능을 갖추었음에도 큰 뜻을 펼치지 못하게 될 신사임당을 보며 할아버지가 안타까워하자, 남편과 아들이 잘 되도록 내조하는 것도 자신의 몫이라며 담담히, 그리고 당당히 얘기하는 모습, 남편의 외도에 속앓이를 하면서도 견디어낸 모습, 주변의 힘없는 사람들(백정, 나병환자 등)을 진정성있게 대하는 모습 등은 지금 우리의 모습과는 많이 다르기도 한 것 같다. 나도 그렇긴하지만, 지금은 이런 현모양처를 꿈꾸는 사람이 많진 않은 듯하다. 하지만 자신을 일부러 드러내지 않지만 진정으로 아름답게 빛이 나는 점, 쉽게 동요하지 않으며 현명하고 누구에게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점 등은 누구나 닮고 싶어할 모습일 것 같다. 오랜만에 읽어본 소설 사임당은 재미있게 쉽게 술술 읽어내려져가고, 읽고나면 마음속에 잔잔한 가르침을 주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