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꿈틀이가 나타났다! 풀빛 그림 아이 56
질 레버 글, 조은수 옮김, 테리 덴톤 그림 / 풀빛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태권도 꿈틀이가 나타났다.’ 제목부터가 너무 재미있고, 내가 한참 어렸을 때 즐겨보던 만화영화를 생각나게 했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80년대, 90년대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책표지와 제목만으로도 그냥 궁금해지는 책이었다.

그렇게 제목과 표지에 끌려 읽게 된 이 책은 동화책이라 금세 읽어지고 재미있고 정말 만화 같은 내용이다^^ 하지만 그 안에 교훈도 담겨있는 아이들이 읽기에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얼핏 들어본 “오늘은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입니다”라는 말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는 책이라 아이에게 읽어주면서도 나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되는 점도 있었다.

행복한 애벌레 꿈틀이는 세상 걱정거리라곤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여름 맞이 특별세일 포스터에서 하단에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 라고 쓰여 있는 문구를 보게 된다. 늘 일찍 일어나는 꿈틀이는 이 문구를 보고 더럭 겁을 낸다. 결국 며칠 동안 꽁꽁 숨어 지내다가 계속 이렇게 지낼 순 없다는 생각에 태권도 교습소를 찾아간다. 커다란 아이들 틈에서 꿈틀이는 놀림거리가 되지만 굴하지 않고 열심히 태권도를 배운다. 열심히 태권도를 하다 결국 꿈틀이는 지쳐 쓰러지고, 수업이 끝났을 때 다른 아이들은 상을 받지만 꿈틀이는 상을 받지 못해 기가 죽게 된다. 하지만 마지막에 사범님이 꿈틀이의 포기하지 않는 진정한 용기를 칭찬하자 함께 태권도를 배운 아이들은 꿈틀이에게 모두 고개 숙여 인사하며 경의를 표한다. 꿈틀이에게는 감격의 순간이었을 것이다. 이후 꿈틀이는 새가 나타나도 두려워하지 않고 용감하게 대처할 줄 아는 애벌레가 된다.

지금 세 살(아직 두 돌도 안 되었는데, 한국 나이로는 벌써 세 살이다^^)인 우리 딸에게 읽어주면서도 ‘겁난다고 무섭다고 피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꿈틀이처럼 씩씩하게 헤쳐나갈 수 있어야 해~.’하면 우리 딸은 또 뭘 알아들었다는 듯 ‘으응~~’하고 대답하는 모습이 너무 기특하고 예뻐보였다. 그리고 정말 우리 딸도 꿈틀이처럼 용감하고 당당한 아이로 커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른이 넘으면서 부터는 무언가를 시작할 때 두렵고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많이 들곤 하는 것 같다. 젊을 땐 젊다는 것만으로도 당당하고 무언가를 시작할 때 서슴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공부를 하려고 해도 예전만큼 머리에 들어오지도 않는데 시작하면 끝낼 수 있을까? 중간에 포기할거면 뭐하러 해.. 지금 상황에 내가 무슨 공부야 이런 생각... 여행을 가려고 해도, 내가 지금 상황에서 어떻게 여행을 가... 이런 생각에 사로잡힐 때가 많다. 그래서 결국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시간을 흘러 보내기 일쑤다.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니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고, 아무것도 버린 것도 없다 생각할 수 있지만 시간은 버려진 샘이다. 오늘은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이라는 말이 왜 와 닿았는지 알거 같다. 지금 나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말이었고, 이 책 역시 그렇다. 아이에게도 좋은 교훈을 주었지만, 아이에게 읽어주면서 나도 함께 교훈을 얻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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