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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잠든 동안 넌 뭐 할 거야? ㅣ 풀빛 그림 아이 55
마츠 벤블라드 글, 페르 구스타브슨 그림 / 풀빛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땐 이게 무슨 말이지? 했다. 너무 대충 읽어서 그런가 싶어, 다시 한번 읽어보았다. 그러니 좀 더 이해가 갔다.
짧은 동화책이기에 그냥 그렇게 두 번을 읽고는 한동안 보지 않았다. 소설책처럼 두꺼운 책은 하루만에 다 읽을 수 없어서 계속 보이는 곳에
올려놓고 생각나면 보곤 하는데, 이건 동화책이다 보니, 5분만에 다 읽고는 그대로 책꽂이에 꽂아두고 잊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딸아이가 자기 책을 꺼내면서 새롭게 이 책이 눈에 들어왔는지 이 책을 꺼내놓았다. 아직 어린 딸아이에게 읽어주기는 어려운
것 같아, 내가 다시 한번 읽고 그림을 보면서 짤막하게 들려주자는 생각으로 다시 한번 책을 읽어 보았다.
그렇게 반복해서 또 다시 한번, 또 다시 한번 읽다보니, 이 책 어린 아이들에게도 읽어주면 괜찮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이에 따라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를테니 적당히 부모님이 이해시키며 읽어줄 필요는 있는 책이긴 하다.
이 책은 고슴도치와 토끼의 우정을 그린 동화책. 마음이 따뜻해지고 뭉클해지는 동화책이다.
겨울잠을 자던 고슴도치와 생각에 잠겨 길을 걷던 토끼의 우연한 만남. 토끼는 고슴도치가 죽을 줄 알고 진심으로 장례를 치뤄주는데, 그때마침
잠에서 깨어난 고슴도치 때문에 깜짝 놀라게 되고, 둘은 그때부터 진정한 친구가 된다.
곧 다시 겨울잠을 자게 될 고슴도치의 옆을 지키며 둘(토끼와 고슴도치)이 나누는 대화를 보면 장난꾸러기 같은 고슴도치와 친절하고 사려깊은
토끼가 서로 다른 성향임에도 불구하고 진심으로 서로를 대하고 있구나 라는 느낌이 절로 든다.
어른이 되어버린 지금의 인간관계를 보면, 남의 도움이 크게 절실한 상황이 많지 않고, 좋은 게 좋은거다 라며 좋은 모습만 보이려고 하고,
남을 크게 신경쓰지 않으며 내 할 일만 하는...
그런 개인주의적인 모습이 많은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면 토끼와 고슴도치 서로 툭툭 내뱉는 말이지만 그 말 한마디 한마디에 담겨있는
정이 느껴지고, 진심이 묻어나고, 서로를 의지하고 위하는 마음이 너무나도 잘 전달된다.
그래서 자꾸 읽어보게 된다. 내가 그동안 너무 정없이 살아온 거 같구나 반성도 하게 되고... 그리고 내 주변 우리 가족, 그리고 가까운
친구들한테도 그동안 너무 무심했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어른이 읽는다면 나 처럼 반성과 다짐을... 그리고 아이가 읽는다면 깊은 우정에 대해
생각해보게 할 수 있는... 그리고 사람을 따뜻하게 진심으로 대하는 게 어떤 것인지 알게 할 수 있는 책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