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 (양장) - 빈부격차는 어떻게 미래 세대를 파괴하는가
로버트 D. 퍼트넘 지음, 정태식 옮김 / 페이퍼로드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서인지, 책 제목부터 끌리게 되었다. ‘우리 아이들’이라... 어떤 내용일지 궁금한 마음에 책을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기는데, 이거 정말 미국 이야기 맞아? 싶을 정도로 우리나라의 현실과 꽤나 많이 닮아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은 1장부터 6장까지(제1장 아메리칸드림:신화와 현실, 제2장 가족, 제3장 양육, 제4장 학교 교육, 제5장 공동체, 제6장 무엇을 해야 하는가?) 간단하고 명료하게 주제 구분이 잘 되어있고, 목차만 보고 원하는 부분을 먼저 읽더라도 전혀 흐름에 지장이 없는 것 같다. 설사 6장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먼저 읽더라도 말이다. 만약 6장을 읽었다면, 분명 앞의 내용이 궁금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1장부터 5장까지는 대조적인 실제 가정의 사례들을 보여주고 있어 소설을 읽어 내려가듯 편하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인 것 같다. 또한 사례에 이어 관련 연구 자료들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 자료들을 보여주고 있어 좀 더 깊이 있게 문제를 인식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렇듯 책의 구성에 대해서도 만족스럽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은 스스로를 반성하게 만드는 것 같기도 한다. 만일 내가 좀 더 어렸을 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 아이를 낳기 전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아마 이렇게까지 와 닿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세월호 사건도 아이를 낳은 이후였던지라 좀 더 마음이 아프게 느껴졌고, 이 책 역시 엄마의 입장에서 읽게 되니,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좀 더 마음이 쓰이게 되는 것 같다.

  책의 내용은 간단하게는 이렇다. 1950년대만 하더라도 아메리칸 드림은 현실로 가능했다. 당시에는 돈이 없는 사람, 많이 배우지 못한 사람도 돈이 많은 사람, 많이 배운 사람과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을만한 여건이 되었던 것이다. 정년이 보장되는 일자리가 있었기에 가난해도 부족한 줄 모르고 살았고, 주변 사람들의 관심과 배려 덕분에 가족이 채워주지 못하는 부분을 도움 받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우리 부모님이 배움이 부족해서 나의 미래에 대해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없는 상황이더라도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교회에서는 목사님이나 지인들이 나의 학교생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장학금 제도를 알선해주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아메리칸 드림을 꿈꿀 수 없다는 것이다. 부자와 가난한 자의 차이, 배운 자와 배우지 못한 자의 차이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고, 주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은 점점 더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내용이 미국 현실을 반영했다고 하는데, 나는 정말 우리나라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상황과 너무 닮아 있어서 계속 ‘맞어~ 맞어~’ 하는 탄식이 나왔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응답하라 1988’을 보면서도 ‘맞어~ 저땐 저랬는데~’ 하고 공감하고 과거를 그리워하는 이유는 지금 누리는 것들에 비해 물질적으로 풍족하진 못했지만 심리적으로는 더 여유 있고, 친근하고 부드럽고 사람 사는 맛이 나는 그런 것 때문일 것이다. 지금은 아파트 문화라 그렇게 되었는지.... 문을 닫고 사니 우리 가족만 알고 이웃과 교류가 없어진 건 사실이다. 나는 있지만 우리는 없는.... 그런 사회가 되버린 게 안타깝다. 그러다보니 배운 사람들은 배운 사람들끼리끼리... 못 배운 사람은 또 그렇게 끼리끼리.... 금수저니 흙수저니 하는 사회적 문제에 일침을 놓는 책...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도 6장에 자세히 언급은 되어있지만. 제도적인 부분을 건드려야 하기 때문에 개선되기 까지는 또 많은 시간이 걸릴거라 생각된다. 하지만 나뿐 아니라 많이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을 이런 문제들에 대해 이렇게 책으로 접하고 반성할 기회를 갖는 건 중요한 시작이라고 생각된다.

 

  내 아이가 살아갈 세상은 숙명처럼 주어진 그대로 살아가면 되는 것이 아니라, 노력하면 얼마든지 성취할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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