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이 열린다

10억이 열린다 - 당신이 선점할 수 있는 마지막 시장, 인도 투자 전략
김민수 지음 / 한빛비즈 / 2022년 8월

G2이자 제2의 패권국가인 중국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코로나 시기에도 거의 유일하게 GDP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하고 여전히 세계의 공장 역할을 자처하고 있지만 지난 20년간 상당 수준 발달한 중국의 경제 상황 또한 무척 달라졌다. 임금은 더이상 서방 세계의 국가들이 이점을 느끼지 못할 수준으로 올랐고 기술 유출, 저작권 문제 등으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중국 철수를 선택하고 있다. 베트남 등이 다음 세대의 "세계의 공장"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그보다 더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가가 있다. 14억에 달하는 인구와 평균 연령이 28세밖에 안 되는 젊은 국가, 인도이다.

인도의 산업구조는 현재 외국기업의 서비스를 대행해주는 산업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콜센터나 IT 지원 서비스 등 제조업이 아닌 서비스 산업으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었던 것이다. 때문에 자체 생산 능력이 인구나 경제 규모에 비해 부족하고 핵심적인 산업의 성장이 더디다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모디 총리의 집권 이후 인도는 디지털화와 경제고도화 등을 선언하며 고도의 성장을 이루고 있다. 인도는 경제 구조나 산업 구조의 문제를 딛고 경제 강국으로 일어설 수 있을까.

<10억이 열린다>는 차기 고도 성장 국가로 예견되는 인도의 성장 가능성을 분석하고 인도 투자를 위한 다방면의 조언까지 전하는 책이다. 애널리스트로 활동했던 저자는 인도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인도가 엄청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인도가 중국을 넘어선 초강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는 요인에는 몇 가지가 있다. 먼저 비금융 인구가 10억 명에 달한다는 사실이다. 인도에서 신용카드나 모바일 페이 등 전자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인구는 현재 10억 명에 달한다. 10억 명이 현금만으로 거래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발생하는 거래의 비효율이나 지하 경제 양성 등이 인도가 지니고 있는 심각한 문제점 중 하나이다. 인도의 모디 총리는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체인식을 기반으로 한 신원 등록 서비스와 빠른 금융 디지털화를 진행하였다. 덕분에 전자 결제 시장이 전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도의 젊은 인구 구조 또한 눈 여겨볼 만한 점이다. 인도의 평균 연령은 20대 후반에 불과하다. 중국이 어느새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점에 비교하면 놀라울 정도로 생산가능 인구의 층이 넓다. 뿐만 아니라 상당수 인구가 해외 기업의 서비스 외주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점도 가능성 중 하나이다. 자동차 산업, 고부가가치의 전자기기 생산 기업 등이 인도로 빠르게 진출하고 있고 인도는 해당 산업의 생산력을 수용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 모디 총리는 제조 산업의 인도 진출에 맞추어 인도 내에서 생산하여 인도 시장에 판매하는 제품에 대해 면세 혜택을 제공하고 반대로 해외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높이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제조업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재임 기간에 걸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인도가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 방대한 국토에 비해 전기, 상하수도 등 산업 관련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하고 내수 시장의 소비 능력 또한 의문점이다. 하지만 경제 디지털화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전자 결제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점 등 인도가 지니고 있는 엄청난 경제적인 성장 가능성을 터뜨릴 여지는 충분하다. 인도가 과연 제2의 중국을 넘어서 제1의 인도가 될 수 있을지 눈 여겨봐야 할 것이다.

*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오늘도 시작하지 못하는 당신을 위해

오늘도 시작하지 못하는 당신을 위해 - 잘하고 싶어 시작을 망설이는 세상의 모든 완벽주의자들을 위한 진짜 완벽주의 활용법,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윤닥 지음 / 한빛비즈 / 2022년 7월

요즘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그리고 자신의 것을 확인해봤을 그 MBTI 테스트에서 N이 나와서일까.

개인적으로 생각이 무척 많다. 하루종일 생각에 잠겨 있는 날이 퍽 많을 정도인데 재밌는 것은 머릿속을 채우는

생각들의 대부분이 현실과는 조금 동떨어진 지나온 과거나 먼 미래의 어떤 모습이라는 것이다. 주로 과거에 이루지 못했던 것을 떠올리면서 머릿속으로 피드백을 하고 멋진 미래를 상상한다. 문제는 그렇게 그리는 모습이 너무나 많아 사실상 아무것도 행동에 옮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상상 속에선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사람일지 모르지만, 현실은 그저 몽상가이자 이상주의자일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한다. 회사에서 일처리가 뒤죽박죽이라 다이어리를 통해 관리를 해보려 하지만 써본 경험이 없어 막상 시작하려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주식이나 부동산 등으로 재테크를 시작하려 하지만 "주식", "부동산", "재테크", "내집마련" 등의 큼지막한 키워드를 떠올리니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는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중 상당히 소수의 사람들이 큰 고민없이 무언가를 시작한다. 그리고 그 작은 행동들이 1달, 1년, 5년, 10년이 쌓여 타인과는 비교할 수 없는 큰 성과를 만들곤 한다. 시작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오늘도 고민한다. 왜 자신의 이상과 현실은 이렇게 큰 차이를 보이는 거냐고.

<오늘도 시작하지 못하는 당신을 위해>는 자칫 '게으름', '무기력증' 등으로까지 보일 수 있는 시작하지 못하는 현대인의 정서적인 상태를 "완벽주의"라는 개념을 통해 분석한다.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침대에 누워 있는 자녀를 보고 부모는 게으르다 생각할 수 있지만, 어쩌면 자녀는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내고 싶은 욕구 때문에 행동으로 옮기는 것에 두려움을 지니고 있을 수 있다. 때로는 회피하게 만들고, 때로는 타인을 비방하게 만들고, 때로는 자책하게 만드는 다양한 완벽주의의 발현 방식과 기제로 인해 현대인은 시작하지 못하는 병에 걸렸다고 저자는 말한다.

상당히 많은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내용이라 생각된다. 공부든, 일이든, 투자든, N잡이든 우리의 머릿속에 머무는 "기대치"와 "이상"은 상당히 높다. 다양한 방식으로 통해 형성된 "이상"을 충족시키기 위해 현대인은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계획한다. 하지만 완벽에 이르는 길은 시작도 하지 않았지만 너무나 험난해 보인다. 그렇기에 시작조차 하지 않는 것이다. 저자는 완벽주의의 유형에 따른 다양한 접근방식과 상담을 통해 개인이 자신에 대한 높은 기준선을 낮추고 시작하고, 행동하고, 마침내 작은 실패, 작은 성공으로 닿는 방법을 말한다.

완벽주의는 분명 어떤 행동을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완성시키는 데에 큰 공헌을 한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고, 완벽함이 경이로움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완벽주의는 스스로를 옭아매는 감옥이기도 하다. 스스로 또는 타인이 정한 높은 기준으로 인해 시작조차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때문에 현대인은 완벽주의를 스스로에게 보다 알맞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다. 결과보다는 과정에 중점을 두고, 타인의 시선보다 스스로와의 약속에 초점을 두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한 점진적인 변화를 통해 완벽주의는 실행과 결과를 함께 챙기는 자기만의 성공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청소년을 위한 사라진 스푼

청소년을 위한 사라진 스푼 - 주기율표에 얽힌 과학과 모험, 세계사 이야기
샘 킨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2년 5월

부끄럽지만 수헬 다음은 잘 알지 못한다. 옛날 옛적에는 그래도 '페'까지는 얼추 알았던 것 같지만 어느 순간부터 통 볼 일이 없다보니 '그것'을 망각의 늪에 빠뜨리고 만 것이다. 친구들과 무작정 외우기 시합을 좋아하는 학생 시절 가슴을 뜨겁게 했던 주기율표 이야기이다. 사실 기억을 잘 더듬어본다면 2번 원소 다음에도 꽤나 욀 수 있겠지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어느덧 원자와 분자, 전자, 중성자 같은 단어들의 제대로 된 의미도 잘 모르게 된 철저한 문과생인데. 그럼에도 다시 한번 기억을 더듬어 화학을 제일 좋아했던 고등학생 시절로 빠져보았다. 과학 교양 분야의 능숙한 이야기꾼 '샘 킨'의 책을 통해서.

<청소년을 위한 사라진 스푼>은 과학서 분야에서 상당한 족적을 남기고 있는 '샘 킨'의 <사라진 스푼>에서 어렵고 지루한 이야기를 뺀 홀쭉해진 버전이다. 주기율표를 빽빽이 채우고 있는 100여 가지 원소들을 통해 역사, 사회, 정치, 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조명한다. 우주를 채우고 있는 물질이자,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구성하는 다양한 원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덕분에 저자의 이야기는 우주부터 철학까지 빠지는 곳이 없다. 멘델레예프가 후대의 이과생들을 괴롭히기 위해 만든 것만 같은 주기율표에 이토록 많은 이야기가 얽혀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을 정도이다.

특히 책에서 꽤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우주와 관련된 내용이 인상 깊다. 아무것도 없었던 공허에서 인간의 인지력으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무한한 공간과 그 무한을 채우는 빽빽한 물질들이 탄생했다는 점을 화학의 관점에서 다룬다. 이미 백 억 년전쯤 생성되어 다시 파괴되었고 그 덕분에 태양계를 형성시킨 초신성의 이야기와 항성이라는 거대한 원자로에서 어떻게 점점 더 무거운 물질들이 생성되는지를 알아볼 수 있다. 그렇게 새어나온 물질들이 마침내 원시의 생명체를 만들었고 끝끝내는 인류까지 이른 이야기는 화학적으로 풀어내고 흥미롭기 그지없다.

개인적으로 샘 킨의 최신작인 <카이사르의 숨>을 그의 책 중 가장 먼저 읽게 된 후 차근차근 다른 책까지 읽을 수 있었다. 단번에 모든 시리즈를 읽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흥미로운 이야기로 가득찬 책들이다. 본 도서는 성인의 눈높이에서도 충분히 매력적이고, 또한 그렇게 쉽지 않다. 적당한 긴장감과 함께 책의 끝까지 즐거운 재미를 선사할 책이다. 특히 화학에 대한 관심이 높은 분들이라면 <사라진 스푼>과 비교하며 보다 이해하기 쉬운 책을 위해 저자가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비교하면 좋을 듯 하다.

*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100자평] 진실의 조건

진실의 조건 - 철학이 진실을 구별하는 방법
오사 빅포르스 지음, 박세연 옮김 / 푸른숲 / 2022년 4월

우리를 둘러싼 진실과 거짓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

진실의 조건

진실의 조건 - 철학이 진실을 구별하는 방법
오사 빅포르스 지음, 박세연 옮김 / 푸른숲 / 2022년 4월

믿는다는 것과 안다는 것, 믿는다는 것과 그것이 진실인지 진실이 아닌지의 문제, 내가 모르고 있다는 것을 안다는 것과 내가 모르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는 것. 진실은 단순히 앎의 문제가 아니다. 진실은 누군가가 어떠한 사실이나 명제를 믿는다는 것과 별개로 실제로 해당 사건이나 명제가 다양한 의미에서 참의 값을 지니느냐의 차원이다. 덕분에 우리가 너무나 쉽게 이야기 하는 "진실"은 많은 사람들의 생각보다 더욱 고차원적이고 무거운 문제이다. 외출할 때 거실의 전등을 끄고 나왔냐는 물음을 받았을 때, 전등을 껐다는 믿음은 진실과는 별개의 문제이다. 우리가 믿는 것과는 별개로 실제로 거실에는 불이 꺼져 있어야 진실이 되는 것이다. 스위치를 내렸냐 올렸냐의 문제가 이토록 복잡할지언데 하물며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진실"들 그리고 "거짓"들은 얼마나 거대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을까. 진실이 왜곡되고 거짓이 진실인 것처럼 둔갑하는 세상 속에서, 진실을 올바르게 바라보는 방법은 사뭇 진지한 고민의 대상이 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진실의 조건>은 앎이 무엇이고, 지식이 무엇이고, 나아가 진실이 무엇인지 근원적인 물음과 대답을 통해서 이 시대에 작은 해답을 전하려 노력한다. 세상은 점점 거짓으로 가득차고 있다. 진실과 거짓은 평범한 시각으로는 도저히 구분할 수도 업고, 심지어는 사실과 진실을 전해야 하는 언론들마저 각자의 정치적 목적에 의해 거짓을 쏟아낸다. 트럼프와 같은 몇몇 지도자들은 거짓과 선동을 통해 국가의 권력을 장악하기도 했고 사람들이 하루의 1~2시간 이상을 쏟고 있는 소셜 미디어는 이미 선동판이 되어버린지 오래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진실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시간과 진실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다. 사실이 아닌 것을 알고 전하는 "거짓말"과 사실이 아닌 것을 모르고 전하는 "개소리"의 차이 속에서 되려 개소리가 늘어가고 있는 오늘날의 세상은 더 많은 사람들이 "거짓"을 믿고 살아간다. 진실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조차 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철학자이자 사람들의 계몽을 위해 책을 펴낸 저자는 한계가 없는 물음을 통해 진실에 한 걸음 더 다가가고자 한다.

저자는 진실의 조건을 비로소 나름의 정의로 설명한 후, 진실을 아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진실의 교육을 함께 주장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진실에 대해 고민하고, 진실에 대해 의문을 품고, 진실이 무엇인지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진실보다 거짓을 생산하기 훨씬 쉬운 이 세상은 자칫 온갖 거짓으로 가득찰 수 있다. 스웨덴의 교육방식을 통해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교육과 사람들의 인식 세계를 조명하며 저자는 "진실"을 바라볼 수 있는 힘을 설파한다.

*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