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것들의 추한 역사 - 욕망이 소비주의를 만날 때
케이티 켈러허 지음, 이채현 옮김 / 청미래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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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블러드 다이아몬드'는 아름다운 광물이자 보석인 다이아몬드를 둘러싼 인간들의 추악한 욕망을 그려낸 영화였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희귀하며 상징성 있는 보석인 다이아몬드가 그 아름다운 외형과 달리, 수많은 사람들을 피 흘리게 만드는 모순적인 모습을 눈 여겨볼 수 있는 영화였다. 다이아몬드 뿐만 아니라 실제로 많은 수의 광물이 그 이면에서 많은 희생자를 낳고 있다. 원석을 채굴하기 위해서는 일부 국가의 저임금 노동자들이 목숨을 걸고 수백 미터 아래로 내려가 고통스러운 노동을 해야 한다. 그 결과로 얻어낸 보석을 과연 아름답다고만 할 수 있을까?

코끼리 상아로 만들어진 공예품 또한 마찬가지이다. 포유동물의 치아일 뿐인 상아는 유럽 대륙의 식민지배 시대에 들어 대규모로 진행된 코끼리 사냥의 원인이 되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하얀 장식품처럼 보이는 상아 공예품은 누군가가 멋지고, 희귀하다고 상업적인 목적의 광고를 하며 굉장한 '히트상품'이 되었다. 현대나 200년 전이나 인류는 '소문'에 민감하다. 사람들의 말에 열광한다. 상아가 유명해지자 너도나도 상아 공예품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었고 코끼리는 그렇게 쓰러져갔다.

<아름다운 것들의 추한 역사>는 이처럼 지극히 '인간적인' 입장에서 아름다워 보이는 것들이 만들어지기 위해 거쳐온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은 이야기를 조명하는 책이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것들을 갖기 위해서 동물을 좁디 좁은 철장에 가두어 참담한 대우를 하며 사육하기도 하고, 때로는 아름답다는 '프레임'을 씌우기 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부어 광고를 하기도 한다. 저자는 '아름다움'이라는 단어에 가려진 '추악함'을 다양한 관점에서 논하며 과연 이러한 아름다움이 진정한 가치인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어느순간 아름다움은 인간, 즉 개인의 마음 깊숙이 자리 잡은 고유한 가치가 아니라 그저 누군가의 눈과 누군가의 입에 오르내리는 표면적인 가치가 된 것만 같다.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기 위해서는 아름다움이 탄생한 그 이면의 '미추'를 떠올려야 할 것이다.

*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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