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보는 기술 - 명화의 구조를 읽는 법
아키타 마사코 지음, 이연식 옮김 / 까치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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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한국사회에도 예술 열풍이 크게 불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게 되었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유명 전시가 들어오면 소위 '오픈런'을 하면서까지 티켓팅을 하거나 소규모 전시장에 마련된 팝업 전시에도 사람들이 쏠린다. 예술 작품을 관람하려는 목적이 무엇이든 간에 한국 사회의 문화적인 시선이 높아졌다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더 많은 작품을 볼 수록 더 많이 알게 되고, 더 잘 보게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예술 작품은 어렵다. 현대미술은 더욱 어렵고 고전의 명화들은 배경지식 없이 보기에는 아쉽다. 그림을 보는 방법론이 있겠냐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림이 전하고자 하는 바를 더욱 잘 찾아낼 수 있는 방법론은 존재한다. 그림의 가운데만 중점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모든 면면을 보고 '초점'과 배경이 전하는 바를 함께 이해할 수 있다면 미술관에서 보내는 시간이 한층 더 풍부하고 즐거워질 것이 분명하다.

<그림을 보는 기술 : 명화의 구조를 읽는 법>은 관람객의 시선을 중심에서 옮겨 그 옛날 창작자가 고뇌했던 순간과 의미 속으로 안내하는 책이다. 예술작품을 볼 때 마다 도슨트의 목소리에만 의존하며 스스로 그림을 볼 수 없었던 순간들이 떠올렸다. 단순히 영감과 감상만을 떠오르게 하는 작품이 아니라 그 시대가 전하는 배경지식을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작품을 만나기 위해서는 그림을 보는 기술을 익혀야 한다. 저자는 그림을 이해하는 풍부한 방법론을 공부한 사람이다. 단순히 그림 속 주인공과 배경이 상호작용하는 과정을 꿰뚫는 단순한 기술을 전하지 않는다. 그 기술 속에는 사람의 뇌가 어떻게 시각적인 정보를 인지하고 처리하는지를 통해 과학적으로 정립된 방법론에서 세계적인 명화 속에서 관찰할 수 있는 다채로운 '구조'를 해석하는 방법론까지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다.

예술의 영역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 많아지는 것은 좋다. 하지만 같은 시간을 들인다면 더욱 과학적이고 분석적이며, 또한 효율적으로 예술작품을 바라볼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단순히 스스로의 눈으로 바라본 작품 속에서 저마다의 감상을 느끼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그림을 보는 기술을 익히면 그 감상마저도 풍부해질 수 있다. 같은 작품 속에서도 더욱 다양한 의미를 찾아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듯 예술에 대해서도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그것이 더욱더 풍요로운 사회를 만들기 때문일 것이다.

*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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