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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 마르크스 - 삶을 집어삼키는 자본주의 ㅣ 오늘을 비추는 사색 4
시라이 사토시 지음, 노경아 옮김 / 까치 / 2024년 9월
평점 :
인류가 한데 모여 토론을 거듭하고 누군가의 이야기에 공감하기 시작하던 순간부터 사상가 또는 철학자라 불리는 사람들은 인류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쳐왔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는 담론을 열어젖힌 인물들이었다. 그들은 그 영향력을 하나의 도시국가에만 머무르게 하지 않았다. 수천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그들의 이야기는 '고전'이라는 이름으로 학문을 구성하는 뿌리가 되었다. 그때부터 시작된 '생각'의 연속들은 시대마다 위대한 사상가를 낳았다. 인류에게 주어진 사고하는 능력은 새롭고 혁신적인 생각이 인류 사회 전체를 바꿀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수천 년이 지나도 그와 같은 막강한 영향력을 미친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 어쩌면 인류사에 길이남을 사상을 전파한 인물. 카를 마르크스였다.
냉전시대가 끝난지 수십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사회는 크게 두 개의 이념으로 구분된다. 언뜻 보면 카를 마르크스로부터 계승된 진영이 부족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것 같지만 중국을 필두로 한 또 다른 세계는 오히려 조금씩 세력을 넓히고 있다. 중국은 미국에 맞서기 위해 자신의 손으로 주무를 수 있는 국가들을 손수 뽑아 사회기반시설을 구축해주거나 무역 시설에 투자하며 제 2의 냉전시대를 만들고 있었다. 마르크스가 만든 붉은 사상은 여전히 세계 곳곳에 발자취를 남기고 있는 것이다.
오늘을 비추는 사색 시리즈 중 '카를 마르크스'는 그 이후의 세계에 미친 영향력만을 따진다면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하면서도 파괴적인 사상가인 카를 마르크스의 생애 전반과 사상에 대해 조명한다.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일부 국가에서는 불과 몇십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금서로 지정되었던 그의 이야기와 사상은 사실 짧은 지면 안에 옮겨담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반대로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원론서는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책은 카를 마르크스가 붉은 사상가로 변모하게 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생애 전반부와 사상 속 주요한 키워드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오늘날을 살아가고 있는 뭇 독자들에게 카를 마르크스는 어쩌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 중 하나일 것이다. 한 명의 사상가 때문에 세상은 수많은 전란에 휩싸이게 되었다. 80억 명에 달하는 인류가 2개의 진영으로 나뉘어 치열한 정치적 논쟁을 하게 된 것 또한 그 때문이다. 교과서에서 배우는 단 몇 줄 만으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그의 생애와 사상을 통해 그의 시대, 오늘의 시대를 관통하는 이데올로기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