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 욕망으로 점철된 세상에서 꿋꿋하게 살기 위해 ㅣ 오늘을 비추는 사색 1
우메다 고타 지음, 노경아 옮김 / 까치 / 2024년 9월

'염세주의자', '염세주의 철학'. 그를 흔히 일컫는 말이다. 염세주의라는 단어가 지닌 이미지가 워낙 부정적이고 냉소적이다 보니 자세히 알아보지도 않고 멀리 하는 사람도 많다. 염세적인 관점을 부정적으로 봐야 할 자신만의 가치관조차 없는 경우가 많은 것을 생각해본다면 무척 모순적인 일이다. 마찬가지로 모순적이게도 염세주의자라는 별명과 달리 오늘날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철학자가 된 그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부유한 집안에서 자라난 그는 어쩌다 세상을 행복보다는 '고통, '고난'과 같은 단어들을 통해 바라보게 되었을까.

아르투어 쇼펜하우어는 대개의 철학자와는 달리 젊은이들에게 전하는 이야기가 다소 매섭고 냉소적이다. 물론 철학자들은 흔히 말하는 자기계발 '강사'와 달리 특별히 긍정적이지도 부정적이지도 않다. 삶에 대한 태도를 전한다기보다 그저 추상적인 관념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나름의 결론을 내린 사람들이라 하는 것이 더욱 가까울 것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희망적인 이야기를 선호한다. 어둡고 좁은 길을 걸어가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힘을 전해주는 밝은 이야기를 찾곤 한다.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밝은 이야기를 찾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이야기는 아닐지도 모른다. 오늘날의 젊은 층이 쇼펜하우어를 많이 읽고 의미를 찾아가는 것이 더욱 놀라운 까닭이다.

오늘의 사색 시리즈 중 쇼펜하우어의 생애를 담고 있는 <아르투어 쇼펜하우어>는 아버지의 뜻과는 달리 학자로서의 삶을 살아가며 세상의 고난을 맛보고 또한 만년에 이르러서는 오히려 사람들에게 따뜻한 조언을 전하게 된 철학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대표작인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보다 자신의 철학 전반을 담고 있는 만년의 책 '여록과 보유'를 통해 널리 읽히는 저자가 된 그는 변화하는 사상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 또한 '여록과 보유'에서 보여주고 있는 쇼펜하우어 '구도 철학'에 보다 무게를 두어 설명한다. 쇼펜하우어가 일생에 걸쳐 다듬고 다시 쓴 이야기가 담겨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쇼펜하우어는 최근 들어 거의 모든 층에 걸쳐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철학자라고 한다. 그의 염세주의적 철학이 주목받는 것을 통해 세상의 변화를 느끼는 것이 달갑지도 애석하지도 않지만, 그의 냉소적이면서도 따끔한 이야기가 널리 퍼지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세상은 욕망만으로 살아갈 수 있는 곳은 아니기 때문이다.

* 본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